
대파는 씻는 순간부터 시계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한 단을 사 오면 며칠 안에 먹을 만큼만 씻고, 나머지는 흙이 묻은 채로 두는 것이 맞습니다.
오래 둘 것은 냉동이 답이에요.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에 얼려야 합니다. 이 한 단계를 건너뛰면 얼린 대파가 서로 뭉치고, 녹였을 때 물컹해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대파를 못 쓰게 만드는 건 거의 다 물입니다. 씻은 물, 남은 물기, 얼면서 생기는 얼음 알갱이까지 전부요. 보관법이 갈리는 지점도 결국 이 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씻는 순간 시계가 돌기 시작합니다
시장에서 흙이 묻은 대파를 사 오면 집에 오자마자 씻어 정리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보관 기간이 확 줄어요.
물이 닿으면 겉면에 물기가 남고, 그 물기가 있는 자리부터 무르거나 미끈해집니다. 흙은 오히려 겉을 감싸 주는 쪽에 가까워요. 씻지 않은 통대파는 상태가 좋으면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가지만, 손질해 둔 대파는 며칠이 한계입니다.
한 단을 통째로 손질해 두는 습관이 편해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뒤쪽 절반을 버리게 됩니다. 반은 씻고 반은 그대로가 가장 손실이 적어요.
부위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 부위 | 성격 | 쓰임 |
|---|---|---|
| 뿌리 | 흙이 많이 묻어 있음 | 씻어 말려 두었다가 육수에 넣습니다 |
| 흰 대 | 단단하고 물기가 적은 편 | 볶음, 구이, 기름에 향 내기 |
| 초록 잎 | 얇고 물기가 많아 먼저 시듦 | 국물, 무침, 마지막에 얹기 |
흰 대와 초록 잎은 물기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두면 잎 쪽부터 상하면서 전체가 빨리 갑니다. 손질할 때 아예 나눠 담는 편이 낫습니다. 쓰는 자리도 다르니 꺼내 쓰기도 편해요.
뿌리를 버리는 분이 많은데 아깝습니다. 흙을 털고 씻어 말려 두었다가 국물 낼 때 넣으면 맛이 확 삽니다. 볕에 널거나 채반에 두어 꾸덕해지면 봉지에 담아 냉동해 두세요.
냉장 보관
가장 오래 가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씻지 않은 채로, 신문지나 종이에 싸서, 세워서 두는 것이에요.
베란다에 세워 두는 분도 있는데, 더운 철에는 하루 이틀 만에 잎 끝이 누렇게 됩니다. 서늘한 계절에는 괜찮지만 여름에는 냉장이 안전해요.
냉동이 정답인 경우

한 단을 다 먹기 어렵거나, 국·라면에 넣을 용도라면 냉동이 낫습니다. 순서만 지키면 됩니다.
- 씻습니다. 잎 사이 굴곡진 곳에 흙이 남기 쉬우니 흐르는 물에 손으로 문질러 씻습니다.
- 물기를 완전히 말립니다. 여기가 핵심이에요. 키친타월 위에 펼쳐 두고 겉이 마를 때까지 둡니다. 급하면 마른 천으로 눌러 닦습니다.
- 용도에 맞게 썹니다. 잘게 썰 필요는 없어요. 통에 들어갈 만큼 서너 토막으로만 잘라 두었다가 쓸 때 썰어도 됩니다.
- 나눠 담습니다. 흰 대와 잎을 따로, 한 번에 쓸 만큼씩 나눠 담습니다. 통 바닥에 키친타월을 한 장 깔면 남은 물기를 잡아 줍니다.
- 공기를 빼고 얼립니다. 지퍼백이면 공기를 최대한 빼고 납작하게 눌러 얼립니다. 굳으면 세워서 꽂아 둘 수 있어요.
물기를 안 말리고 얼리면 두 가지 일이 생깁니다. 하나는 서로 달라붙어 덩어리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얼음 알갱이가 조직을 찢어 녹였을 때 물컹해지는 것이에요. 말리는 몇 분이 결과를 가릅니다.
얼린 대파의 한계
냉동은 만능이 아닙니다. 얼렸다 녹으면 조직이 무너져 아삭한 식감이 사라져요. 그래서 국물이나 볶음처럼 익혀 쓰는 자리에는 좋지만, 생으로 올리는 고명이나 파채처럼 형태가 살아야 하는 자리에는 맞지 않습니다.
얼린 것은 녹이지 말고 언 채로 바로 넣으세요. 녹였다 넣으면 물이 빠지면서 더 물러집니다. 색과 향도 생것만은 못하니, 향이 중요한 요리에는 생대파를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상했는지 보는 법
| 이런 상태 | 어떻게 |
|---|---|
| 잎 끝만 누렇게 마름 | 그 부분만 잘라 내고 씁니다 |
| 겉껍질만 시들었음 | 한 겹 벗겨 내면 안쪽은 멀쩡합니다 |
| 만졌을 때 미끈거림 | 버립니다. 이미 진행된 상태예요 |
| 흐물흐물하고 즙이 남 | 버립니다 |
| 쏘는 냄새가 남 | 버립니다 |
대파는 겉이 좀 상해도 안쪽이 멀쩡한 경우가 많습니다. 겉껍질 한 겹을 벗겨 보고 판단하세요. 다만 미끈거리기 시작했다면 그건 안쪽까지 갔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살 때부터 갈립니다
보관을 아무리 잘해도 처음 상태가 나쁘면 오래 못 갑니다. 좌판에서 볼 것은 몇 가지 안 돼요.
흙대파와 세척대파
| 구분 | 흙대파 | 세척대파 |
|---|---|---|
| 보관 | 오래갑니다 | 며칠 안에 써야 합니다 |
| 손 | 씻고 다듬는 수고가 듭니다 | 바로 쓸 수 있습니다 |
| 값 | 대체로 눅은 편 | 손질값이 붙습니다 |
| 맞는 경우 | 한 단을 두고 쓸 때 | 오늘내일 다 쓸 때 |
한 단을 사서 열흘 넘게 쓸 생각이라면 흙대파 쪽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한두 끼에 다 쓸 거라면 씻어 나온 것이 편해요. 둘 중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쓰는 속도에 맞추는 문제입니다.
남는 대파를 쓰는 자리
다 못 쓸 것 같으면 형태를 바꿔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기름에 익힐 때는 불을 세게 하지 마세요. 타면 쓴맛이 납니다. 색이 옅은 갈색으로 돌 때가 건질 때예요. 건져 낸 대파도 버리지 말고 볶음에 넣으면 됩니다.
씻고 다듬는 요령
대파는 겉보다 잎이 겹쳐지는 안쪽에 흙이 남습니다. 겉만 헹구면 요리하다 지끈거리는 흙이 씹혀요. 순서를 잡아 두면 금방입니다.
- 시든 잎부터 잘라 냅니다. 끝이 누렇게 마른 부분은 가위로 정리합니다.
- 겉껍질 한 겹을 벗깁니다. 흰 대와 잎이 만나는 자리에 시든 껍질이 붙어 있는데, 손으로 잡아당기면 한 겹이 통째로 벗겨집니다. 이것만 해도 흙이 크게 줄어요.
- 세로로 한 번 칼집을 냅니다. 잎 부분을 갈라 펼치면 안쪽까지 물이 닿습니다.
- 흐르는 물에 문지릅니다. 담가 두기보다 흐르는 물이 낫습니다. 물에 오래 담그면 향이 빠져요.
- 세워서 물기를 뺍니다. 채반에 세워 두면 안쪽 물이 흘러내립니다.
흰 대 안쪽에 미끈한 점액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상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입니다. 씻어 내면 됩니다. 다만 겉면 전체가 미끈하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예요.
뿌리를 물에 담가 두면 자랍니다
뿌리가 붙은 대파의 아랫동만 3~4cm 남겨 물컵에 담가 두면 잎이 다시 올라옵니다. 볕이 드는 창가에 두고 이틀에 한 번쯤 물을 갈아 주면 됩니다. 한두 번은 쓸 만큼 자라요.
다만 거듭할수록 가늘고 향이 옅어집니다. 뿌리에 남은 양분으로 밀어 올리는 것이라 그래요. 사 먹는 대파를 대신할 정도는 아니고, 라면에 올릴 정도를 급할 때 쓰는 용도로 보면 알맞습니다.
물이 탁해지면 바로 갈아 주세요. 그대로 두면 뿌리가 물러 냄새가 납니다. 흙에 옮겨 심으면 더 오래 쓸 수 있는데, 화분이 있다면 그쪽이 낫습니다.
한 단이 부담스러울 때
혼자 살거나 두 사람 살림이면 한 단이 늘 남습니다. 이때 쓸 만한 방법이 살 때부터 나눠 두는 것이에요. 사 온 날 이번 주 쓸 것, 다음 주 쓸 것, 얼릴 것을 그 자리에서 갈라 놓으면 손이 한 번만 갑니다.
미루면 결국 통째로 시들어요. 대파는 손질에 드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 사 온 날 십 분을 쓰는 것이 나중에 반 단을 버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값이 크게 뛴 해에는 대파가 귀해집니다. 그런 철에는 초록 잎까지 알뜰히 쓰는 편이 낫고, 반대로 값이 눅을 때는 넉넉히 사서 말리거나 얼려 두면 비쌀 때 요긴합니다. 어느 쪽이든 사 온 날 갈라 두는 습관 하나로 해결돼요.
주의할 것
씻어서 젖은 채로 봉지에 넣지 않습니다. 봉지 안에 물이 맺히면 그 자리부터 무릅니다. 씻었으면 반드시 물기를 닦으세요.
얼렸다 녹인 것을 다시 얼리지 않습니다. 조직이 두 번 무너져 쓸 수 없게 됩니다.
미끈거리는 대파는 씻어서 쓰지 않습니다. 겉만 헹궈도 이미 안쪽에서 진행된 상태입니다.
대파는 값이 크게 오르내리는 품목이라 쌀 때 넉넉히 사 두고 싶어집니다. 그럴 때는 사 온 날 바로 나누는 것이 요령이에요. 며칠 치는 씻어서, 나머지는 흙째로, 그보다 많으면 말려서 냉동. 이 세 갈래로 갈라 두면 한 단을 다 씁니다.
자주 묻는 질문
며칠 안에 먹을 것만 씻으세요. 물이 닿으면 그 자리부터 무릅니다. 나중에 먹을 것은 흙이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하는 편이 훨씬 오래갑니다.
상태 좋은 통대파를 씻지 않고 두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씻어서 손질한 것은 며칠입니다. 냉동하면 훨씬 오래 두고 쓸 수 있어요.
물기를 덜 말리고 얼려서 그렇습니다. 씻은 뒤 키친타월에 펼쳐 겉이 마를 때까지 두었다가 얼리세요. 통 바닥에 키친타월을 깔면 남은 물기도 잡아 줍니다.
잘게 썰 필요는 없습니다. 통에 들어갈 만큼 서너 토막으로 잘라 두었다가 쓸 때 썰어도 됩니다. 다만 흰 대와 초록 잎은 쓰임이 다르니 나눠 담는 편이 편해요.
국물이나 볶음처럼 익혀 쓰는 자리에 좋습니다. 녹이지 말고 언 채로 바로 넣으세요. 파채나 고명처럼 아삭한 식감이 필요한 자리에는 맞지 않습니다.
씻어서 말려 두었다가 육수 낼 때 넣으면 국물이 시원해집니다. 꾸덕하게 마르면 봉지에 담아 냉동해 두고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