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에 담근 장이 제일 맛있어.” 어머니, 할머니들이 입을 모아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수백 년의 경험이 쌓인 지혜입니다. 오늘은 왜 음력 정월이 장 담그는 최적기인지, 그리고 집에서 직접 된장·간장을 담그는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해 드릴게요.

왜 음력 1~3월에 장을 담글까요?

국민건강지식센터 자료에 따르면, 음력 1~3월은 장 담그는 달로, 기온이 낮을수록 소금을 덜 쓰고 기온이 높아지면 소금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추운 날 장을 담가야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월장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낮은 기온 = 잡균 억제 — 온도가 낮으면 잡균이 번식하기 어려워 발효가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소금을 덜 써도 됨 — 추운 날씨가 방부 역할을 대신해주니 소금을 더 적게 넣어도 됩니다.

깊은 맛 — 천천히 발효되면서 복잡한 풍미가 만들어집니다.

정월장·2월장·3월장 차이

디지털동작문화대전 자료에 따르면, 음력 정월에 담그는 장은 소금물을 조금 싱겁게 만들고 70~80일 발효시키며, 음력 2월 장은 50~60일, 3월 장은 조금 짜게 담그고 40일 정도 후에 장을 가릅니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소금을 더 넣고 발효 기간도 짧아지는 겁니다.

장 담그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메주 준비

메주는 직접 쑤거나 시장·전통식품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잘 띄워진 메주는 겉면에 하얀 곰팡이가 고르게 피어 있고 속까지 발효가 잘 된 것이어야 합니다. 초록이나 검은 곰팡이가 많이 낀 부분은 솔로 잘 털어내거나 칼로 도려냅니다.

메주는 물에 담그면 물기를 흡수해 말리기 어려워지므로 흐르는 물에 솔로 씻어 하루 정도 말려서 사용합니다.

소금 준비

반드시 간수 뺀 천일염을 사용하세요. 간수가 남아있으면 쓴맛이 납니다. 구입 후 최소 1~2년 묵힌 것이 좋습니다. 없다면 구입 후 항아리나 채반에 담아 물기를 뺀 뒤 사용하세요.

소금물 농도 — 달걀로 확인하는 법

전통 방식에서 권장하는 소금물 농도는 18~20 보메(Baumé) 농도입니다.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금물에 달걀을 넣었을 때 달걀이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떠오르면 적정 농도입니다. 너무 많이 떠오르면 짠 것이고 가라앉으면 싱거운 것입니다.

저울이 없어도 이 방법으로 농도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장 담그는 방법 — 단계별 안내

준비 재료

메주 2~3덩이(약 2~3kg), 천일염(간수 뺀 것), 물, 숯 2~3개, 마른 붉은 고추 5~6개, 대추 5~6개(선택), 항아리 또는 큰 용기

1단계 — 소금물 만들기

물 10리터에 소금 약 2~2.5kg을 녹입니다. 달걀로 농도를 확인합니다. 소금물은 하루 전에 만들어 불순물이 가라앉으면 윗물만 사용합니다.

2단계 — 메주 넣기

씻어 말린 메주를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붓습니다. 메주가 가벼워 뜨므로 무거운 돌이나 누름판으로 눌러 소금물에 잠기게 합니다.

3단계 — 숯·고추 넣기

숯 2~3개와 마른 붉은 고추 5~6개를 넣습니다. 숯은 불순물 제거와 항균 효과가 있고, 붉은 고추는 잡균 억제에 도움이 됩니다.

4단계 — 발효 (40~80일)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좋은 곳에 항아리를 둡니다. 날씨 좋은 날은 뚜껑을 열어 햇볕을 쬐어 줍니다. 비가 오면 반드시 뚜껑을 닫아야 합니다.

5단계 — 장 가르기

발효 기간이 지나면 메주를 건져냅니다. 항아리에 남은 액체가 간장, 건져낸 메주가 된장이 됩니다. 건져낸 메주는 으깨어 소금으로 간하면 된장이 완성됩니다.

간장은 솥에 한 번 끓여 살균한 뒤 보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항아리가 없어도 되나요?
네. 큰 플라스틱 용기나 밀폐 유리 용기에도 담글 수 있습니다. 단, 아파트에서는 항아리를 외부에 두기 어려우니 햇볕 잘 드는 베란다를 활용하세요.

Q. 하얀 곰팡이가 생겼어요, 먹어도 되나요?
발효 과정 중 간장 표면에 하얀 막이 생기는 것은 효모막(주정 효모)입니다. 걷어내고 사용하면 됩니다.

Q. 개량 메주도 괜찮나요?
네, 전통 메주 구하기 어려운 분들께 개량 메주(알메주) 키트를 추천합니다. 설명서대로 하면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된장의 건강 효능

국민건강지식센터 자료에 따르면, 된장의 건강상 효능은 암 예방, 항산화, 비만 억제, 염증 치료, 혈압 강하, 심혈관 질환 예방 등입니다. 또한 된장의 주재료인 콩에는 단백질은 물론 식이섬유(변비 예방), 아이소플라본(식물성 에스트로겐, 갱년기 증상 완화), 레시틴(두뇌 건강) 등이 풍부합니다.

주의사항

된장·간장은 나트륨 함량이 높습니다. 고혈압이 있는 분은 섭취량을 조절하세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분은 된장에 들어있는 콩의 사포닌이 요오드 배출을 촉진할 수 있으니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를 함께 드시면 좋습니다.

참고 출처: 국민건강지식센터 / 디지털동작문화대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월장·2월장·3월장, 뭐가 다른가요

담그는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고 맛도 달라집니다. 핵심은 기온에 따라 소금 양이 달라진다는 점이에요.

구분 물 : 소금 염도 특징
정월장 10 : 3 약 18°Bé 가장 춥습니다. 소금을 덜 써도 되어 덜 짭니다
2월장 10 : 3~4 18~19°Bé 가장 좋다고 알려진 시기입니다
3월장 10 : 4 19~20°Bé 따뜻해져 소금을 더 씁니다. 짜집니다

2월장이 좋다는 말이 나온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소금을 덜 쓰면서도 잡균 걱정이 적은 지점이거든요. 나트륨을 줄이려면 가급적 추운 날 담그는 편이 낫습니다.

말날에 담그는 이유

음력 정월의 말날(午日)이나 손 없는 날에 장을 담그는 것이 오랜 관습입니다. 말은 기운이 세다고 여겨 좋은 날로 봤어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날을 잡아 준비하고 주변을 정갈히 하는 과정 자체가 실패를 줄였을 것입니다.

요즘은 날짜보다 기온을 봅니다. 한파가 지나고 영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날이 담그기 좋아요.

이럴 때는 이렇게 — 실패 진단

메주가 물 위로 떠올라요

염도가 낮거나 소금물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뜬 부분에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니 대나무나 누름돌로 눌러 잠기게 하세요. 소금물이 모자라면 같은 농도로 더 만들어 붓습니다.

표면에 흰 것이 떴어요

산막효모인 경우가 많습니다. 걷어내고 볕을 쬐어 주면 됩니다. 다만 퍼렇거나 검은 곰팡이가 뭉쳐서 났다면 다릅니다. 그 부분만 걷어내지 말고 전문가에게 물어보거나 버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간장이 너무 짜요

담글 때 염도가 높았거나 물이 증발한 경우입니다. 요리에 쓸 때 양을 줄이거나, 물을 타는 대신 다른 장과 섞어 쓰는 편이 낫습니다. 물을 타면 상하기 쉬워요.

된장에 신맛이 나요

염도가 낮아 젖산 발효가 지나친 경우입니다. 이미 신맛이 났다면 찌개용으로 쓰는 편이 낫고, 다음에는 소금을 조금 더 넣으세요.

아파트에서 담그기

베란다에 항아리를 두고 담그는 집이 늘었습니다.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항아리 대신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써도 됩니다. 발효 용기 선택법에서 재질별 차이를 정리했어요.

재료는 어디서 사나요

메주는 정월 전후로 전통시장에 많이 나옵니다. 천일염은 간수를 3년 이상 뺀 것이 좋고 신안·영광·곰소가 알려진 산지예요.

전국 장날표에서 가까운 장날을 확인하세요. 메주와 천일염, 항아리를 한자리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시장의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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