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2일 화요일 오전 5시 50분 (한국천문연구원 기준)
- 태양의 황경이 270도에 이르는 순간입니다
-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대설과 소한 사이
- 음력 11월 14일에 들어 중동지입니다. 팥죽을 쑤는 해입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여기까지는 다들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러니까 동짓날 아침이 가장 늦게 밝겠구나” 하고 생각한다면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은 동지가 아닙니다. 가장 일찍 지는 날도 동지가 아닙니다.

동지는 날짜가 아니라 시각이다
절기는 태양의 위치로 정합니다. 동지는 태양의 황경이 270도가 되는 순간이고, 2026년에는 12월 22일 오전 5시 50분입니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동지는 하루가 아니라 한 순간입니다. 다만 생활에서는 그 순간이 든 날을 동짓날이라 부릅니다. 절기가 새벽에 들면 그날 하루가, 밤늦게 들면 역시 그날이 동짓날입니다.
24절기 전체의 시각은 24절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은 동지가 아니다
이제 본론입니다. 동지에는 낮이 가장 짧습니다. 그런데 낮 길이가 가장 짧다는 것과, 해가 가장 늦게 뜬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어긋납니다.
| 무엇 | 언제 |
|---|---|
|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 | 12월 초순 — 동지보다 앞섭니다 |
| 낮이 가장 짧은 날 | 동지 (12월 22일) |
|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 | 1월 초순 — 동지보다 뒤입니다 |
세 날짜가 전부 다릅니다. 동지는 가운데에 있을 뿐 양 끝이 아닙니다.
왜 어긋나나
원인은 균시차입니다. 우리가 쓰는 시계는 하루를 정확히 24시간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실제 태양이 하늘의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날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것입니다. 태양에 가까울 때는 빠르게, 멀 때는 느리게 돕니다. 다른 하나는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때문에 시계가 가리키는 정오와 태양이 실제로 가장 높이 뜨는 시각이 어긋나고, 그 어긋남이 계절마다 방향과 크기를 바꿉니다. 12월 무렵에는 태양의 시각이 시계보다 조금씩 늦어지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낮 길이는 동지에 최소가 되지만, 일출과 일몰 시각은 그 최소점을 사이에 두고 앞뒤로 밀려납니다. 일몰은 먼저 돌아서고 일출은 나중에 돌아섭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 양 끝은 하루로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12월 초순에는 열흘 남짓 일몰 시각이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1월 초순에는 열흘 남짓 일출 시각이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이른 일몰이 며칠이냐”를 하루로 못 박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겨울 체감이 이상한 이유
이 어긋남은 실제로 몸으로 느껴집니다.
12월 중순쯤 되면 저녁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일몰이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침은 오히려 더 어두워집니다. 일출은 아직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은 길어지는 것 같은데 아침은 왜 더 깜깜하지” 하는 겨울 특유의 감각이 여기서 나옵니다.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결로, 추분에도 널리 퍼진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낮과 밤이 똑같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낮이 몇 분 더 깁니다. 절기는 태양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지 우리가 느끼는 밝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설 — 아세
동지를 아세(亞歲), 곧 작은 설이라 불렀습니다. 팥죽에 넣는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다는 이야기,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날부터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고대 사람들은 동지를 태양이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날로 여겼고, 그래서 축제를 벌이고 태양신에게 제사를 올렸습니다. 한 해가 여기서 다시 시작한다고 본 것입니다.
동지가 절기 중에서 유독 명절 대접을 받아 온 것도 그래서입니다. 24절기 가운데 지금까지 음식과 풍속이 또렷하게 남은 것은 입동의 김장 정도와 동지의 팥죽뿐입니다.
애동지·중동지·노동지
동지는 양력으로는 늘 12월 22일 무렵이지만 음력으로는 자리가 옮겨 다닙니다. 그 자리에 따라 이름이 셋으로 갈립니다.
| 이름 | 음력 동짓달에서의 자리 | 관습 |
|---|---|---|
| 애동지 | 초승 (초순에 듦) | 아이에게 좋지 않다 하여 팥죽 대신 팥떡을 했습니다 |
| 중동지 | 중순에 듦 | 팥죽을 쑵니다 |
| 노동지 | 그믐께 듦 | 팥죽을 쑵니다 |
2026년 동지는 음력 11월 14일에 들어 중동지입니다. 애동지가 아니므로 팥죽을 쑤는 해입니다.
애동지에 팥죽을 피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죽보다 떡이 훨씬 귀한 음식이었다는 점을 놓고 보면, 금기라기보다 아이를 위해 더 좋은 것을 내놓던 관습으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팥죽 — 조선 학자들은 그 유래를 믿지 않았다
동짓날 쑤는 팥죽을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이라 했습니다.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찹쌀로 빚은 단자를 넣는데, 새알만 하다고 해서 새알심이라 부릅니다.
유래는 중국 책에서 왔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국 공공씨에게 재주 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동짓날 죽어 역귀가 되었고, 그 아들이 평소 팥을 무서워했으므로 팥죽을 쑤어 물리쳤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의 출처는 중국 6세기 문헌 『형초세시기』입니다. 우리 세시기들도 이것을 옮겨 적었습니다.
그런데 조선 학자들은 밀어냈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부터입니다. 조선의 학자들은 이 유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이야기가 중국 책에 적힌 남의 나라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유학자들이 보기에 근거가 약한 속설이었습니다. 실제로 조선 후기에는 팥죽을 뿌리는 풍속을 두고 미신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풍속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학자들이 무엇이라 하든 사람들은 계속 팥죽을 쑤었습니다. 기록과 생활이 따로 갔던 셈입니다.
그러면 왜 붉은 팥이었나
유래담을 걷어내고 보면 남는 것은 색입니다.
붉은색은 오래전부터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색으로 여겨졌습니다. 팥죽만이 아닙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대문에 붉은 고추를 매달았고, 잔칫상에는 붉은 팥고물 시루떡을 올렸습니다. 부적도 붉은 글씨로 썼습니다.
공공씨 이야기는 나중에 붙은 설명에 가깝습니다. 붉은 것으로 액을 막는다는 생각이 먼저 있었고, 그 생각에 이야기가 따라붙은 것입니다.
먹기 전에 하는 일이 더 많았다
팥죽은 다 쑤면 바로 먹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순서가 있었습니다.
| 순서 | 하는 일 |
|---|---|
| 1 | 먼저 사당에 올립니다 |
| 2 | 각 방과 장독에도 한 그릇씩 놓습니다 |
| 3 | 대문이나 문 옆 벽에 뿌립니다 |
| 4 | 그러고 나서 사람이 먹습니다 |
장독에까지 놓았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집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킨다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그해 먹을 장이 거기 있었으니까요.
새알심과 나이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다는 말이 전합니다. 동지를 작은 설로 여긴 데서 나온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관습이지 규칙이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새알심을 수십 개 먹어야 했던 것은 아닙니다.
구황 음식이기도 했다
팥죽에는 다른 얼굴도 있었습니다. 쌀이 모자랄 때 죽으로 늘려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죽은 같은 양의 곡식으로 더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습니다. 동지팥죽이 액막이 음식이면서 동시에 겨울을 나는 실용적인 음식이기도 했던 이유입니다.
애동지에는 팥떡
앞서 본 대로 2026년은 중동지라 팥죽을 쑵니다. 애동지였다면 팥죽 대신 팥떡을 했습니다.
애동지에 팥죽을 피한 이유는 확실하게 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죽보다 떡이 훨씬 귀한 음식이었다는 점을 놓고 보면, 금기라기보다 아이를 위해 더 좋은 것을 내놓던 관습으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팥을 고를 때
붉은팥을 씁니다. 알이 고르고 윤기가 있으며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좋습니다. 표면에 주름이 많으면 오래된 것입니다.
팥은 처음 삶은 물을 버리고 다시 삶습니다. 첫 물에 떫은맛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새알심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빚습니다.
동지가 지나면 달라지는 것
동지가 지나면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다만 처음에는 아주 조금씩입니다. 열흘쯤 지나야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추위는 반대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옵니다. 낮이 길어지는 것과 기온이 오르는 것 사이에는 한 달 넘는 시차가 있습니다. 땅과 바다가 여름 동안 받은 열을 내놓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동지 뒤에 오는 소한과 대한이 일 년 중 가장 추운 절기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무렵 김장이 끝나고 저장 채소와 말린 것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가을부터 이어지는 흐름은 가을 제철 음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2026년 동지는 언제인가요
12월 22일 화요일 오전 5시 50분입니다. 절기가 드는 순간이 그때이고, 동짓날은 12월 22일입니다.
동지는 왜 매년 날짜가 비슷한가요
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태양의 위치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설이나 추석과 달리 양력으로 거의 고정됩니다. 12월 21일이나 22일에 듭니다.
동짓날이 밤이 가장 긴 날 맞나요
맞습니다. 다만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과 가장 일찍 지는 날은 동지가 아닙니다. 각각 1월 초순과 12월 초순입니다.
올해는 팥죽을 쒀도 되나요
2026년 동지는 음력 11월 14일로 중동지입니다. 애동지가 아니므로 팥죽을 쑵니다. 애동지에는 팥떡을 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동지가 지나면 바로 따뜻해지나요
아닙니다. 낮은 길어지지만 추위는 오히려 이때부터 깊어집니다. 가장 추운 절기는 동지 뒤의 소한과 대한입니다.
동지에 나이를 먹는다는 말은 뭔가요
동지를 작은 설로 여긴 데서 나온 말입니다.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다는 이야기와 짝을 이룹니다. 실제 나이 계산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동지와 대설은 어떻게 다른가요
대설은 동지 앞 절기로 12월 초에 듭니다. 이름과 달리 실제로 눈이 가장 많이 오는 시기는 아닙니다. 절기 이름은 중국 화북 지방의 기후에서 온 것이라 우리 실정과 어긋나는 것이 여럿 있습니다.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역서(절입 시각·음양력)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지」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