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시장 한켠에 삐죽삐죽 올라온 두릅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딱 한 달, 짧게 나왔다 사라지는 봄나물의 왕이에요. 비싼 영양제 살 돈으로 제철 두릅 한 봉지 사는 게 훨씬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맘때 두릅은 몸에 이로운 성분이 가득합니다.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까지 꼼꼼히 정리해 드릴게요.

봄 제철 두릅 나물

두릅이란 어떤 식물인가요

두릅은 두릅나무(학명: Aralia elata)의 어린 새순입니다. 두릅나무는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전국 산지에서도 자생하는 식용 및 약용식물이에요. 낙엽관목으로 가지마다 가시가 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로부터 가시가 있는 나무는 악귀를 쫓는다고 믿어 대문 옆에 울타리로 심는 풍습이 있었어요. 두릅나무, 엄나무, 오갈피나무가 대표적이에요. 봄이면 그 나무에서 돋아나는 새순을 거두어 먹었으니, 두릅은 우리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즐겨온 봄나물입니다.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경에 채취하는 새순은 향긋하고 담백하며 약간 떫고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우어 줘요.


두릅이 몸에 좋은 이유

두릅은 다른 채소류와 비교해서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 철분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 A, B1, B2, C가 골고루 들어있는 건강한 산채류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촌진흥청 자료를 바탕으로 두릅의 효능을 하나씩 정리했어요.

혈당을 안정시켜 줍니다

두릅에는 사포닌(Saponin) 과 배당체 성분이 풍부합니다. 이 성분들이 당의 흡수를 막아 혈당을 낮추는 데 기여해요. 당뇨 질환에 도움이 되며 혈중 지질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도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농촌진흥청에서도 두릅을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혈당약을 복용 중이신 분은 의사와 상담 후 드시는 게 안전해요.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릅에 포함된 다양한 종류의 사포닌 성분은 폐암, 유방암, 자궁암, 대장암 세포에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습니다. 한국산업식품공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류민주, 정하숙, 2015)에서도 두릅 추출물이 인체 유방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어요. 물론 두릅을 먹는다고 암이 낫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꾸준히 챙겨 먹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봄 피로와 춘곤증을 이겨냅니다

봄이 되면 이유 없이 나른하고 피곤한 분들이 많으시죠. 이른바 춘곤증인데요. 두릅은 이럴 때 딱 맞는 봄나물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두릅 100g에 비타민 C가 약 25mg 들어있어요. 또한 quercetin, kaempferol 등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고 피로 회복에도 좋습니다. 봄마다 기력이 달리는 느낌이 드신다면 두릅을 꼭 챙겨드세요.

신경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줍니다

두릅의 독특한 향은 그냥 향기로운 것이 아니에요. 두릅 특유의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이 신경 안정, 집중력 향상,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릅에는 칼슘과 마그네슘도 함께 들어있어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더해줘요. 잠이 얕거나 자주 깨는 분들, 집중력이 떨어지는 봄철에 특히 권하고 싶은 봄나물이에요.

간을 보호하고 노화를 늦춥니다

두릅에는 베타카로틴(β-carotene)과 같은 비타민이 풍부해 간독성 보호 효과와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평소 술자리가 잦거나 과로가 잦아 간이 피곤한 분들이라면 봄철 두릅을 꾸준히 챙겨드시는 게 좋습니다. 폴리페놀 성분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늦추는 역할도 해요.

영양소함량 (100g 기준)
열량약 34kcal
단백질약 4.0g
비타민 C약 25mg
칼슘약 34mg
식이섬유약 3.0g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두릅 종류, 헷갈리지 마세요

시장에서 두릅을 사러 가면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두릅들이 나란히 놓여있는 경우가 있어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니 알아두시면 고를 때 편합니다.

참두릅 (나무두릅)

두릅나무의 새순으로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두릅입니다. 향이 진하고 쌉쌀한 맛이 강해요. 봄철 오일장이나 전통시장에 나오는 두릅의 대부분이 참두릅이에요.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이고, 두릅 요리의 기본이 되는 품종입니다. 4월 초부터 4월 말 사이가 제철이에요.

땅두릅 (독활)

나무가 아닌 다년생 초본식물로 땅에서 나온 어린 새순을 채취해 먹습니다. 줄기가 곧게 위로 뻗어 자란다 해서 독활(獨活)이라고도 해요. 참두릅보다 훨씬 굵고 부드러우며 쓴맛이 덜해서 두릅이 낯선 분들이나 처음 드시는 분들께 잘 맞아요. 4월 하순부터 5월 사이에 많이 나오며 국이나 전골에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개두릅 (엄나무순)

엄나무(海桐皮)의 새순입니다. 셋 중 쓴맛이 가장 강하지만 사포닌 함량이 제일 높아 건강식으로 찾는 분들이 많아요. 생으로 드시기보다는 삼계탕이나 닭볶음탕에 넣어 끓이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끓일수록 쓴맛이 빠지고 국물에 깊은 향이 배어들어요. 한약재로도 쓰이는 귀한 재료예요.


두릅 고르는 법

싱싱한 두릅을 고르는 눈을 키워두면 시장에서 실패하지 않아요.

크기는 12~15cm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너무 크면 질기고 향이 떨어져요. 향이 진하고 잔가지가 적은 것, 껍질이 마르지 않고 신선한 것을 고르세요. 몸통이 굵고 순이 연하며 잎이 아직 피지 않은 것이 제일 좋습니다. 잎이 많이 피어있으면 이미 자란 것이라 질기고 향도 약해요. 상처가 나지 않은 것도 확인하세요.

시장에서는 등급으로 나뉘기도 해요. 특품은 50g 이상, 상품은 30~49g, 중품은 20~29g이에요. 가격 차이가 나더라도 특품이나 상품을 고르는 게 맛에서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두릅 손질법 — 처음이어도 어렵지 않아요

두릅 손질이 번거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1단계 — 밑동 껍질 제거

두릅 아랫부분을 보면 갈색의 딱딱한 겉껍질이 붙어있어요. 밑동 끝부분을 잘라내고 겉껍질을 칼로 살살 긁어내거나 손으로 한 겹 떼어냅니다. 너무 많이 떼어내면 두릅이 흩어질 수 있으니 겉껍질 한 겹 정도만 제거하면 충분해요.

2단계 — 가시 제거 후 세척

두릅 줄기 옆면에 작은 가시들이 나 있어요. 칼등을 가시 방향에 맞게 살살 긁어줍니다. 장갑을 끼고 작업하시면 더 편해요. 가시 제거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줍니다.

3단계 — 데치기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두릅을 넣어줍니다. 30초에서 1분이면 충분해요. 너무 오래 데치면 두릅의 초록빛이 사라지고 물러집니다. 쓴맛과 떫은맛을 더 빼고 싶다면 데친 후 찬물에 잠시 담가두세요.

4단계 — 찬물에 헹구기

데친 두릅을 바로 찬물에 담가 열을 식혀줍니다. 이 과정이 초록빛을 살리는 핵심이에요. 얼음물을 쓰면 색이 더 선명하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충분히 식힌 후 키친타월에 올려 물기를 빼주면 모든 손질이 끝납니다. 삶은 두릅은 상온에 오래 두면 색깔이 변하니 바로 요리에 활용하거나 냉장 보관하세요.


두릅 맛있게 먹는 법 4가지

두릅 초고추장 무침

두릅 요리의 정석입니다. 손질이 끝난 두릅에 초고추장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요.

재료: 두릅 200g / 고추장 2큰술 / 식초 1큰술 / 설탕 1큰술 / 참기름 약간 / 깨소금 약간

두릅을 손질해 끓는 소금물에 30초~1분 데칩니다.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다음, 분량의 재료를 섞어 초고추장을 만들어 곁들이거나 살살 버무리면 완성이에요. 버무리지 않고 찍어 먹으면 두릅 본연의 향과 맛을 훨씬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두릅 튀김

아이들도 잘 먹고 어른들도 좋아하는 두릅 튀김입니다. 쌉쌀한 맛이 튀김옷에 감싸지면서 부드럽게 변해 처음 드시는 분들께도 잘 맞는 조리법이에요.

재료: 두릅 200g / 튀김가루 1컵 / 차가운 물 적당량 / 식용유

두릅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얼음물로 만든 묽은 반죽을 얇게 입혀 170°C 기름에 2분 정도 튀겨냅니다. 키친타월에 올려 기름을 빼고 소금을 살짝 뿌려 내면 됩니다. 튀긴 직후 바로 드셔야 바삭함이 살아있어요.

두릅 된장 무침

구수한 된장 향과 두릅의 쌉쌀한 맛이 잘 어울리는 밥도둑 반찬입니다.

재료: 두릅 200g / 된장 1큰술 / 다진 마늘 1/2큰술 / 참기름 1큰술 / 깨소금 약간

데친 두릅을 한입 크기로 자른 뒤 분량의 양념을 섞어 무쳐줍니다.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뒀다가 드시면 간이 더 잘 배어 맛있어요.

두릅장아찌

제철에 많이 나올 때 만들어두면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 음식이에요.

재료: 두릅 300g / 간장 1컵 / 식초 1컵 / 설탕 1컵 / 물 1컵

간장, 식초, 설탕, 물을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완전히 식혀줍니다. 손질한 두릅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밀폐용기에 담고 식힌 절임물을 부어줍니다. 이틀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냉장 보관하면 돼요. 2~3일 후부터 먹기 시작하면 적당히 간이 배어 맛있습니다.


두릅 보관법

냉장 보관: 씻지 않은 채로 물을 살짝 뿌려준 후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세요. 마르지 않고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2~3일 안에 드시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냉동 보관: 오래 보관하려면 데쳐서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다음 밀봉해 급속 냉동하세요. 먹을 때는 자연 해동보다 전자레인지로 해동하면 식감이 더 잘 살아납니다.


드실 때 이것만 주의하세요

과식은 피하세요. 두릅의 사포닌 성분은 과다 섭취하면 소화기에 부담을 줄 수 있어요. 속이 더부룩하거나 구역감이 생길 수 있으니 한 번에 너무 많이 드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혈압약을 드시는 분은 주의하세요. 두릅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혈압약과 함께 드시면 혈압이 과도하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주치의와 상담 후 드시는 게 안전해요.


두릅은 오일장에서 가장 싱싱합니다

마트에서도 살 수 있지만 전통시장이나 오일장에서 구하는 두릅이 훨씬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해요. 산지에서 바로 올라온 두릅을 장날에 맞춰 사러 가시면 제철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4월 한 달, 짧은 제철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