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줄지어 자란 가을무

가을무 씨는 중부 8월 상순~중순, 남부 8월 중순~9월 상순에 뿌립니다. 씨를 뿌린 뒤 70일쯤 지나 거두면 맛이 가장 좋습니다. 8월 말에 뿌렸다면 11월 중순이 수확 무렵이에요.

그런데 무를 심을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무는 모종을 옮겨 심지 않습니다. 배추와 정반대예요. 이걸 모르고 모종을 사러 가면 헛걸음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무는 뿌리를 먹는 채소입니다. 옮겨 심으면 그 과정에서 곧게 뻗던 뿌리가 상해 가랑이가 지거나 휩니다. 그래서 밭에 씨를 바로 뿌리고, 그 자리에서 끝까지 키웁니다.

언제 뿌리나

지역 씨 뿌리는 때 거두는 때
중부 8월 상순~중순 10월 하순~11월 중순
남부 8월 중순~9월 상순 11월~12월 상순

기준을 하나만 외운다면 “뿌린 날부터 70일”입니다. 김장 담글 날을 정해 놓고 거기서 70일을 거꾸로 세면 씨 뿌릴 날이 나와요. 11월 하순에 김장을 한다면 9월 초순이 마지노선입니다.

파종 후 60일이 지나면 무의 좋은 성분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합니다. 70일을 채우라는 것도 여기서 나온 기준이에요. 너무 일찍 뽑으면 크기는 있어도 맛이 덜합니다.

일찍 뿌리면 생기는 일

8월 상순은 아직 한여름입니다. 낮 기온이 높으면 싹이 트다가 말거나, 자라는 동안 생리 장해가 옵니다. 무의 발아 적온은 15~34℃인데 40℃ 근처에서는 아예 싹이 안 터요.

그래서 일찍 뿌릴 때는 뿌린 자리에 짚이나 왕겨를 덮습니다. 흙 온도를 낮추고 마르는 것을 막아 줍니다. 한랭사를 씌우면 벌레도 함께 막을 수 있어요.

늦게 뿌리면 생기는 일

반대로 너무 늦으면 뿌리가 굵어질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어요. 12℃ 이하 저온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 꽃대가 올라옵니다. 꽃대가 서면 뿌리는 질겨져 못 먹습니다.

무는 옮겨 심지 않습니다

배추는 모종을 옮겨 심고 무는 씨를 바로 뿌리는 차이를 나타낸 두 컷 그림

배추는 모종을 길러 옮겨 심고, 무는 밭에 씨를 바로 뿌립니다.

배추는 모종을 사서 옮겨 심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무는 씨를 밭에 바로 뿌립니다. 같은 김장 채소인데 방식이 반대예요.

이유는 먹는 부위에 있습니다. 배추는 잎을 먹으니 뿌리가 좀 흔들려도 됩니다. 무는 뿌리 자체가 상품이라 옮겨 심는 동안 곧은뿌리가 상하면 그대로 모양에 남아요. 가랑이가 지거나 구부러진 무가 그렇게 나옵니다.

배추모종을 길러 옮겨 심습니다 · 씨뿌림 중부 8월 상순 · 아주심기 중부 8월 하순~9월 상순 · 본잎 3~5매에 옮깁니다
밭에 씨를 바로 뿌립니다 · 옮겨 심지 않습니다 · 한 자리에 서너 알 뿌려 솎아 갑니다 · 뿌린 자리에서 끝까지 자랍니다

심는 간격과 방법

항목 기준
이랑 간격 60~70cm
포기 사이 25~30cm
한 자리에 씨앗 3~4알
두둑 높이 25cm 이상
심는 깊이 1~2cm, 얕게

두둑을 높이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무는 스스로 땅을 파고들지 못해요. 흙이 단단하면 아래로 못 내려가 짧고 뭉툭해집니다. 두둑을 25cm 넘게 올리고 흙을 부드럽게 갈아 두면 모양이 곱게 나옵니다.

한 자리에 서너 알을 뿌리는 건 보험입니다. 벌레가 먹거나 싹이 안 트는 것을 감안한 것이고, 나중에 솎아서 한 포기만 남깁니다.

솎음이 무 모양을 만듭니다

본잎 3~4매와 6~7매일 때 두 차례 솎는 순서를 나타낸 세 컷 그림

본잎 3~4매에 한 번, 6~7매에 한 번. 두 번에 나눠 솎습니다.

무 농사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일이 솎음입니다. 그리고 결과를 가장 크게 가릅니다.

  1. 첫 번째 — 본잎 3~4매. 서너 포기 중 잘 자란 두 포기만 남깁니다. 잎 색이 다르거나 유난히 크고 작은 것부터 뽑아요.
  2. 두 번째 — 본잎 6~7매. 한 포기만 남깁니다. 이때까지는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
  3. 솎은 뒤 흙을 덮습니다. 남은 포기 줄기 쪽에 흙을 모아 주고 손으로 눌러 뿌리와 흙을 밀착시킵니다.
  4. 솎은 것은 버리지 않습니다. 어린 무잎은 그대로 나물이나 겉절이가 됩니다.

솎음이 늦으면 서로 자리를 다투다 뿌리가 휘어 자랍니다. 굽은 무가 나오는 흔한 원인이 이것이에요. 아까워서 늦추는 것이 오히려 손해입니다.

거름은 심기 전에 넣습니다

무는 비료가 뿌리에 직접 닿으면 안 되는 작물입니다. 덜 삭은 퇴비나 진한 비료가 뿌리 근처에 있으면 그 자리를 피해 가랑이가 집니다.

밑거름씨 뿌리기 2주 전에 넣고 깊이 갈아 섞습니다
퇴비반드시 잘 삭은 것으로. 덜 삭으면 가랑이무의 원인
웃거름파종 20~30일쯤 한 번, 이후 15~20일 뒤 한 번
주는 자리포기에서 15cm쯤 떨어뜨려 줍니다
늦은 웃거름뿌리가 다 굵어진 뒤 주면 바람들이가 생깁니다
붕소모자라면 속이 검어집니다. 밑거름에 섞어 둡니다

바람들이 — 왜 속이 비나

무를 잘랐는데 속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바람들이라고 합니다. 상한 게 아니라 속이 자라는 속도를 양분이 못 따라간 것이에요.

원인 막는 법
뿌리가 굵어질 때 밭이 말랐음 파종 30일 무렵 마르지 않게 물을 줍니다
후반에 양분이 떨어졌음 웃거름을 제때 나눠 줍니다
수확이 늦었음 70일을 기준으로 제때 뽑습니다
솎음이 늦었음 본잎 6~7매까지 끝냅니다
후반에 거름을 몰아 줬음 늦은 웃거름은 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초반에는 마르지 않게, 후반에는 급하게 키우지 않게입니다. 물과 거름이 들쭉날쭉한 것이 바람들이를 부릅니다.

거둘 때

씨 뿌린 지 70일이 기준이지만 눈으로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땅 위로 올라온 부분이 어른 팔뚝만큼 굵어지고 잎이 옆으로 벌어지기 시작하면 거둘 때입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뽑는 것이 원칙이에요. 무는 배추보다 추위에 약해서 얼면 물러집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 같으면 며칠 앞당기세요.

바로 쓸 것무청을 잘라 따로 둡니다 · 흙만 털고 씻지 않습니다 · 신문지에 싸 서늘한 곳에
오래 둘 것0℃ 안팎·습도 높은 곳이 가장 좋습니다 · 땅에 묻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 무청은 말려 시래기로

사서 쓸 거라면 — 좋은 무 고르는 법

직접 기르지 않아도 김장철이 되면 무를 삽니다. 그때 볼 것도 결국 위에서 본 문제들이 안 생긴 무예요. 가랑이가 안 지고, 바람이 안 들고, 곧게 자란 것.

무게같은 크기면 묵직한 쪽. 가벼우면 속에 바람이 들었을 수 있습니다
모양곧고 매끈한 것. 가랑이가 지거나 굽은 것은 자라는 동안 방해를 받은 것
잔뿌리표면에 잔뿌리 자국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윗부분 초록땅 위로 올라온 부분의 푸른색이 진해야 단맛이 있습니다
단단함눌렀을 때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무르면 지난 것
무청붙어 있다면 싱싱한 것. 시래기로 쓸 수 있어 덤입니다

바람들이는 겉에서 보이지 않아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게가 가장 쓸모 있는 기준이에요. 속이 비면 그만큼 가벼워집니다. 두 개를 양손에 들어 견주면 차이가 느껴집니다.

계절마다 다른 무입니다

구분 씨 뿌리는 때 성격
가을무(김장무) 8~9월 단맛이 돌고 아삭합니다. 김장에 쓰는 무
여름무(고랭지무) 7~8월 조직이 연해 잘 무르고 쓴맛이 있는 편
겨울무(월동무) 11~12월 제주에서 기릅니다. 단단하고 동치미에 맞습니다

같은 무인데 언제 심었느냐로 성격이 갈립니다. 김장에 가을무를 쓰는 건 관행이 아니라 그 시기 무가 가장 단단하고 달기 때문이에요. 여름무로 김장을 담그면 쉽게 물러집니다.

땅 위로 올라온 부분이 푸른 것도 가을무의 특징입니다. 햇빛을 받은 자리라 그렇고, 그 부분이 더 답니다. 무를 쓸 때 위쪽은 생채나 무침, 아래쪽은 국이나 조림에 쓰면 맞습니다.

주의할 것

모종을 사러 가지 마세요. 무는 옮겨 심는 작물이 아닙니다. 씨앗을 사서 밭에 바로 뿌립니다.

덜 삭은 퇴비를 쓰지 않습니다. 가랑이무의 가장 흔한 원인이에요. 밑거름은 씨 뿌리기 2주 전에 넣고 충분히 섞습니다.

솎음을 미루지 않습니다. 아까워도 본잎 6~7매까지는 한 포기만 남겨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을무는 언제 심나요?

중부는 8월 상순에서 중순, 남부는 8월 중순에서 9월 상순에 씨를 뿌립니다. 씨 뿌린 지 70일쯤 지나 거두면 맛이 가장 좋아요.

무도 모종을 사서 심나요?

아닙니다. 무는 뿌리를 먹는 작물이라 옮겨 심으면 곧은뿌리가 상해 가랑이가 지거나 휩니다. 밭에 씨를 바로 뿌리고 그 자리에서 끝까지 키웁니다.

솎음은 언제 몇 번 하나요?

두 번입니다. 본잎 3~4매일 때 두 포기만 남기고, 본잎 6~7매일 때 한 포기만 남깁니다. 이때를 넘기면 뿌리가 휘어 자랍니다.

무 속에 구멍이 생기는 건 왜 그런가요?

바람들이입니다. 속이 자라는 속도를 양분이 못 따라간 것이에요. 뿌리가 굵어질 무렵 밭이 마르거나, 후반에 양분이 떨어지거나, 수확이 늦으면 생깁니다.

가랑이 진 무는 왜 생기나요?

뿌리가 곧게 내려가지 못해서입니다. 덜 삭은 퇴비나 진한 비료가 뿌리 근처에 있거나, 돌과 흙덩이가 막고 있거나, 솎음이 늦었을 때 생깁니다. 두둑을 높이고 흙을 부드럽게 갈아 두면 줄어요.

김장을 11월 말에 하려면 언제 뿌려야 하나요?

9월 초순이 마지노선입니다. 70일을 거꾸로 세면 나오는 날짜예요. 다만 늦게 뿌릴수록 뿌리가 굵어질 시간이 부족하니 8월 중에 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