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2026년 4월 20일(월) 오전 10시 39분입니다.

봄 절기 중 가장 마지막은 곡우입니다. 4월 하순, 봄이 완연하게 무르익은 이 즈음 내리는 비는 단순한 봄비가 아닙니다. 한 해 농사의 첫 물이 되고, 나무 수액이 가장 왕성해지고, 찻잎이 가장 부드러운 때입니다. 이 비 한 번 내리고 나면 들판이 초록으로 뒤덮이고, 그게 끝나면 여름의 기운이 시작됩니다.


곡우란?

곡우(穀雨)는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과 입하 사이에 위치하는 봄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한자 그대로 곡식 곡(穀)에 비 우(雨), 즉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태양의 황경이 30°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양력 4월 19일 또는 20일 무렵입니다. 2025년·2026년 모두 4월 20일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한겨울의 한기가 완전히 물러가고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집니다.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봄비가 잦아져 작물 재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됩니다.


곡우 속담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가 제일이다” — 곡우 무렵에 비가 충분히 내려야 모내기와 파종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농경 지혜를 담은 속담입니다.

“곡우에는 모든 것이 거꾸로 가도 농사일은 바로 가야 한다” — 이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 전체가 어그러진다는 의미로, 농부들에게 곡우가 얼마나 중요한 절기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곡우의 전통 풍습

곡우물(穀雨水) 마시기

곡우 무렵은 나무에 수액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전라남도·경상남북도·강원도 등지에서는 명산대천으로 곡우물을 먹으러 나들이를 갔습니다. 곡우물은 자작나무, 박달나무, 산다래 등에 상처를 내어 받은 수액을 말하며, 예로부터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약수로 먹는 풍습이 이어졌습니다.

지역별 곡우물 명소를 보면, 강진·해남에서는 대흥사로, 고흥에서는 금산으로, 성주에서는 가야산으로 가서 마셨습니다. 지리산 아래 구례 지역에서는 자작나무 수액이 특히 유명하며, 곡우 때 약수제(藥水祭)를 지내는 전통도 있었습니다. 경칩 때 나오는 고로쇠 수액보다 곡우물은 맛이 더 진하고 영양가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전차(雨前茶) 마시기

차(茶) 문화에서 곡우는 가장 중요한 절기입니다. 곡우 전(雨前)에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우전(雨前)이라 하며 최고급 녹차로 대접받습니다. 곡우 이후에는 찻잎이 커지고 억세져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친 찻잎은 세작, 중작, 대작으로 구분되어 가격도 달라집니다.

선교 절기학교 자료에 따르면 곡우에 차를 마시면 눈이 밝아지고 열을 내리며 악귀를 물리친다는 전통 관념이 있어, 곡우절기에 차를 마시는 풍습이 이어졌습니다.

볍씨 담그기와 못자리 만들기

곡우는 논농사의 본격적인 시작점입니다. 이날 볍씨를 물에 담가 발아를 준비하고 못자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전통적으로 부정 타거나 액운이 끼어있는 사람이 볍씨를 보면 싹이 트지 않아 농사를 망친다는 속설이 있어, 볍씨를 솔가지나 가마니로 덮어두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곡우에 먹는 음식

우전차(雨前茶)

가장 상징적인 곡우 절식은 우전차입니다. 곡우 전에 수확한 첫 찻잎으로 만든 녹차는 향이 가장 깊고 부드럽습니다. 녹차의 주요 산지인 보성, 하동, 제주 등에서는 이 시기에 차 수확이 시작됩니다. 좋은 우전차 한 잔으로 봄의 절정을 마음에 담아보세요.

곡우사리 조기

조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생선이지만, 그 중에서도 곡우 무렵 흑산도 근처에서 잡히는 조기를 ‘곡우사리’라 하여 최고로 쳤습니다.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봄 조기는 구이로, 찜으로, 조림으로 해도 모두 맛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이 시기의 조기를 궁중에 진상하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봄나물 막바지 절식

곡우는 봄나물의 마지막 절기이기도 합니다. 두릅, 씀바귀, 달래가 이 무렵에 끝물을 향해 가고, 곡우가 지나면 잎이 억세지고 쓴맛이 강해집니다. 봄나물을 드시려면 곡우 전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곡우물 수액

곡우 무렵 산에서 나는 자작나무, 박달나무 수액은 경칩의 고로쇠 수액보다 맛이 진하고 약효가 더 좋다고 전해집니다. 시중에 봄철에 판매하는 자작나무 수액이나 박달나무 수액을 구입해 드셔봐도 좋습니다.


곡우 건강법

1. 봄의 마지막, 영양 마무리

곡우가 지나면 입하(立夏)가 오고, 여름의 기운이 시작됩니다. 봄나물, 봄 제철 생선 등 봄의 영양을 충분히 챙겨두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두릅데침, 조기구이, 우전차 한 잔으로 봄의 마지막 영양을 마무리하세요.

2. 텃밭과 파종 시작

곡우 무렵은 텃밭에 씨앗을 뿌리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봄비가 충분히 내리는 이 시기에 파종하면 발아율이 높습니다. 상추, 쑥갓, 열무, 시금치 등 잎채소 파종을 이때 시작하면 좋습니다.

3. 봄 알레르기 마무리 관리

4월 하순은 수목 꽃가루 피크가 지나가는 시기입니다. 알레르기 증상이 있던 분들은 이 시기부터 서서히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풀 꽃가루는 5월부터 다시 많아지므로 완전히 방심하기보다는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4. 봄 피로 해소

봄 한 철 동안 쌓인 피로를 곡우 무렵에 리셋하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면, 봄나물로 비타민 보충, 가벼운 운동으로 여름을 맞이할 체력을 비축해두세요.

5. 봄 대청소와 정리

봄의 마지막 절기를 맞아 봄 대청소를 마무리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두꺼운 겨울 이불을 거두고 여름 준비를 시작하며, 집안 곳곳의 습기 관리도 이 시기부터 신경 쓰기 시작해야 합니다.


참고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나무위키 / 선교 절기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