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은 씻지 말고, 뾰족한 쪽을 아래로 세워, 냉장실 안쪽에 두는 것이 맞습니다. 사 온 포장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낫고요.
이 셋이 따로 노는 요령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 가지에서 나옵니다. 계란 껍데기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계란은 숨을 쉬는 포장인 셈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
껍데기의 구멍을 큐티클이라는 얇은 막이 덮고 있습니다. 이 막이 세균과 습기를 막아 줘요. 씻으면 안 되는 것도, 냄새를 빨아들이는 것도, 방향이 중요한 것도 전부 이 구조 때문입니다.
껍데기에는 구멍이 있습니다
계란 껍데기는 통째로 막힌 벽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구멍이 수없이 뚫려 있어요. 안쪽에서 공기가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구멍 위를 큐티클이라는 얇은 천연 막이 덮고 있습니다.
이 막이 하는 일이 두 가지예요. 바깥의 세균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안쪽 물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늦춥니다. 계란이 상하느냐 마느냐는 이 막이 온전하냐에 크게 달려 있습니다.
씻지 않습니다
겉이 지저분해 보인다고 씻어서 넣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물로 씻으면 큐티클이 벗겨집니다. 막이 사라진 구멍으로 물과 세균이 그대로 들어가요. 깨끗하게 하려던 일이 정반대 결과를 냅니다.
시중 계란 상당수는 이미 세척을 거쳐 나옵니다. 그런 제품은 코팅 처리를 하기도 하고, 냉장 유통을 전제로 합니다. 어느 쪽이든 집에서 다시 씻어 둘 이유는 없습니다.
뾰족한 쪽을 아래로

계란은 한쪽이 둥글고 한쪽이 뾰족합니다. 그리고 둥근 쪽 안에 공기주머니가 있어요. 기실이라고 부릅니다. 껍데기 구멍도 이쪽에 더 많습니다.
그래서 둥근 쪽이 위로 가게 세워야 합니다. 뾰족한 쪽을 아래로 두면 노른자가 가운데에 머물고, 공기주머니가 위에 남아 제 역할을 해요. 반대로 두면 노른자가 공기주머니 쪽으로 붙어 상하기 쉬워집니다.
계란판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도 여기서 풀립니다. 홈이 깊고 세로로 세워지게 만들어져 있어요. 사 온 판에 그대로 두는 것이 이미 정답에 가깝습니다.
문 칸에 두지 않습니다
냉장고 문에 계란 전용 홈이 파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 칸은 계란에 가장 안 맞는 자리예요.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닿아 온도가 오르내립니다.
냉장실을 낮게 맞춰 놓아도 문 칸은 그보다 몇 도 높게 뜹니다. 게다가 진동까지 받아요. 온도가 흔들리면 껍데기 표면에 물이 맺히고, 그 물이 구멍을 타고 들어갑니다. 안쪽 선반, 온도가 고른 자리가 계란 자리입니다.
실온에 꺼내 두지 않습니다
냉장하던 계란을 미리 꺼내 상온에 오래 두는 것도 같은 이유로 좋지 않습니다. 차가운 껍데기에 따뜻한 공기가 닿으면 표면에 물방울이 맺혀요. 그 물이 세균을 안으로 들여보내는 길이 됩니다.
다만 삶기 직전에 잠깐 꺼내 두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찬 계란을 바로 끓는 물에 넣으면 껍질이 잘 안 까지고 깨지기도 쉬워요. 몇 분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포장 그대로가 낫습니다
계란을 사 오면 예쁜 통에 옮겨 담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산 포장을 그대로 쓰는 편이 여러모로 낫습니다.
냄새 이야기는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김치나 젓갈 옆에 맨 계란을 두면 그 냄새가 안까지 들어갑니다. 구멍이 뚫려 있으니 당연한 일이에요. 뚜껑 있는 통이나 원래 포장이 이걸 막아 줍니다.
신선한지 확인하는 법

언제 산 것인지 모르겠다면 물에 넣어 보면 됩니다. 그릇에 찬물을 넉넉히 받고 계란을 넣으세요.
| 어떻게 되나 | 상태 | 판단 |
|---|---|---|
| 가라앉아 옆으로 눕는다 | 아주 신선함 | 어떻게 먹어도 됩니다 |
| 가라앉되 비스듬히 선다 | 시간이 좀 지남 | 익혀 먹습니다 |
| 완전히 떠오른다 | 오래됨 | 버립니다 |
원리는 앞의 공기주머니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멍으로 물기가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공기가 채워요. 공기주머니가 커질수록 가벼워져 뜹니다. 뜬다는 건 그만큼 오래됐다는 뜻입니다.
깨어 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노른자가 봉긋하게 솟아 있고 흰자가 노른자 곁에 도톰하게 모여 있으면 신선한 것이에요. 흰자가 물처럼 퍼지면 지난 겁니다. 껍데기가 끈적이거나 가루가 묻어 있으면 그건 볼 것도 없이 버립니다.
삶으면 오히려 짧아집니다
많이들 반대로 알고 있습니다. 익혔으니 더 오래 갈 것 같지만 삶은 계란이 날계란보다 기한이 훨씬 짧습니다.
이유가 이 글의 축과 그대로 이어져요. 삶는 과정에서 껍데기의 보호막이 벗겨지고 구멍이 드러납니다. 막이 사라진 상태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익힌 뒤에는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합니다.
더운 철에는 더 짧게 봐야 합니다. 삶아서 들고 나가는 경우라면 아이스팩을 함께 넣으세요. 상온에 오래 둔 삶은 계란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껍데기에 찍힌 숫자
계란 껍데기에는 숫자와 알파벳이 줄지어 찍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맨 앞 네 자리가 낳은 날짜입니다. 월과 일을 네 자리로 적어 놓은 것이에요.
포장지를 버렸거나 여러 번 산 것이 섞였을 때 이 숫자가 답이 됩니다. 껍데기 자체에 찍혀 있으니 어디에 옮겨 담아도 따라와요.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계란의 나이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글자는 어느 농장에서 왔는지와 어떤 환경에서 길렀는지를 나타냅니다. 보관과는 직접 상관이 없지만, 늘 같은 것을 사 먹는다면 한 번쯤 봐 둘 만합니다.
계란을 얼려도 되나
껍데기째로는 안 됩니다. 안쪽 내용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 껍데기가 갈라집니다. 갈라진 순간 보호막이고 뭐고 없는 상태가 돼요.
굳이 얼려야 한다면 깨서 푼 다음 통에 담아 얼립니다. 이렇게 하면 계란찜이나 지단처럼 풀어 쓰는 요리에는 쓸 수 있어요. 다만 흰자의 식감이 달라지니 삶거나 반숙으로 낼 것은 얼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살 때 볼 것
진열대에서 판을 들었을 때 금이 간 것이 섞여 있는지부터 봅니다. 하나가 깨져 있으면 옆의 것에 묻어 있을 수 있어요. 껍데기가 끈적이거나 가루가 묻은 것도 그 자리에서 거릅니다.
계란은 크기로 등급이 나뉘는데, 큰 것이 더 신선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크기는 낳은 닭의 나이와 관계가 있을 뿐이에요. 요리 용도에 맞춰 고르고, 신선도는 껍데기의 날짜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주의할 것
금이 간 계란은 생으로 먹지 않습니다. 껍데기가 깨진 순간 구멍이고 뭐고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익혀서 그날 먹는 쪽으로 쓰세요.
깨뜨렸을 때 색이 이상하면 버립니다. 흰자가 분홍빛이나 무지갯빛을 띠거나 껍데기에 가루가 묻어 있으면 그대로 버립니다.
어린아이·임산부·어르신에게는 완전히 익혀 냅니다. 반숙이나 날계란은 위험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안 됩니다. 껍데기 구멍을 덮고 있는 큐티클이 벗겨져 오히려 세균이 들어가기 쉬워집니다. 이물질이 묻었으면 마른 타월로 닦고, 씻는 것은 조리 직전에 하세요.
둥근 쪽에 공기주머니가 있기 때문입니다. 뾰족한 쪽을 아래로 두면 노른자가 가운데에 머물고 공기주머니가 위에 남아요. 반대로 두면 노른자가 그쪽에 붙어 상하기 쉽습니다.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리고 진동도 받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흔들리면 껍데기에 물이 맺히고 그 물이 구멍으로 들어갑니다. 안쪽 선반이 맞습니다.
찬물에 넣어 보세요. 가라앉아 옆으로 누우면 아주 신선한 것이고, 비스듬히 서면 익혀 먹는 편이 낫습니다. 완전히 떠오르면 버리세요. 오래될수록 공기주머니가 커져 뜹니다.
반대입니다. 삶으면 껍데기의 보호막이 벗겨져 오히려 기한이 짧아져요. 껍데기가 있는 채로 일주일, 껍데기를 깠다면 하루 이틀 안에 먹는 것이 기준입니다.
사 온 포장 그대로가 낫습니다. 날짜가 적혀 있어 순서를 지킬 수 있고, 계란이 구멍으로 빨아들이는 냄새도 막아 줍니다. 옮긴다면 뚜껑 있는 통을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