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것 — 사고가 나는 네 가지 길

문을 연 전자레인지 앞에서 그릇을 든 모습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것은 크게 넷입니다. 금속, 껍질이나 막으로 싸인 것, 뚜껑을 닫은 용기, 물만 담은 컵. 목록을 외울 것도 없어요. 이 기계가 무엇을 하는지 알면 왜 위험한지가 저절로 따라옵니다.

전자레인지는 음식 속 물 분자를 흔들어 마찰로 데우는 기계입니다. 겉에서 열을 쬐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데워요. 사고는 거의 다 이 방식에서 나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안에서부터 데우기 때문에 갇힌 증기가 빠져나갈 길이 없으면 터집니다. 금속은 전파를 튕겨 불꽃을 내고, 물만 담긴 컵은 끓지 못한 채 참다가 건드리는 순간 넘칩니다. 사고 넷이 전부 여기서 나와요.

사고가 나는 네 가지 길

전자레인지에서 사고가 나는 네 가지 경우를 나타낸 네 컷 그림

튕긴다금속은 전파를 반사합니다. 불꽃이 튀고 심하면 불이 납니다
갇힌다껍질·막·뚜껑 안에서 증기가 못 빠져나가면 터집니다
참는다물만 담긴 매끈한 컵은 끓는점을 넘겨도 안 끓습니다
치우친다덜 데워진 자리가 남습니다. 균이 살아남는 지점이에요

① 금속은 전파를 튕깁니다

알루미늄 호일, 스테인리스 그릇, 쇠 수저는 전파를 반사합니다. 반사된 전파가 한곳에 몰리면 불꽃이 튀고, 그대로 두면 불로 번져요. 호일은 10초만 돌려도 탁탁 소리를 냅니다.

덜 알려진 것들이 더 위험합니다.

이것도 금속입니다가장자리에 금박·은박 무늬가 있는 그릇 · 텀블러(겉이 플라스틱이어도 안쪽이 쇠인 경우가 많음) · 스테이플로 물린 종이 티백 · 과자·라면 봉지의 은색 안쪽 면 · 알루미늄이 섞인 즉석식품 용기
이렇게 하세요내용물을 다른 그릇에 옮겨 데웁니다 · 즉석식품은 겉포장에 적힌 안내를 먼저 봅니다 · 무늬 있는 그릇은 무늬가 어떤 재질인지 모르면 쓰지 않습니다

② 갇힌 증기는 터집니다

안에서부터 데우니 물기가 증기로 바뀝니다. 그 증기가 나갈 길이 없으면 압력이 오르다가 한꺼번에 터져요. 삶은 달걀이 대표입니다. 껍질을 벗겨도 흰자 안에 증기가 갇혀 터지는 경우가 있고, 실제로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이런 것 대신
삶은 달걀 껍질과 흰자 안에 증기가 갇힘 잘게 잘라 데우거나 뜨거운 물에 잠깐 담급니다
소시지·비엔나 얇은 막이 증기를 가둠 칼집을 여러 군데 냅니다
밤·고구마 껍질이 단단해 압력이 오름 껍질에 칼집을 냅니다
껍질 있는 과일 물기가 많아 껍질이 압력을 못 견딤 껍질을 벗기거나 잘라서 데웁니다
뚜껑 닫은 유리병 병 안 압력이 올라 깨집니다 다른 컵에 옮기거나 중탕합니다
밀폐용기 통째로 뚜껑이 증기를 가둠 뚜껑을 열거나 살짝 걸쳐 둡니다

포도알은 결이 다른 사례입니다. 증기가 아니라 앞의 ①에 가까워요. 알 두 개를 맞붙여 놓으면 그 사이 좁은 틈에서 전기장이 세져 불꽃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실험 영상으로 도는 장면인데 재미로 따라 할 일은 아닙니다.

③ 물은 끓지 않고 참습니다

이건 아는 사람이 적은 대목입니다. 매끈한 컵에 물만 담아 돌리면 끓는점을 넘겨도 끓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기포가 생겨날 자리가 없어서예요. 이 상태를 과열, 또는 돌비 현상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컵을 꺼내며 살짝 흔들거나 커피 가루를 붓는 순간, 참고 있던 물이 한꺼번에 끓어오르며 넘칩니다. 백 도가 넘는 물이라 손이나 얼굴에 닿으면 크게 다쳐요.

막는 법은 간단합니다. 나무젓가락을 컵에 함께 넣고 돌리세요. 거친 표면이 기포가 생길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흠집 있는 머그컵이 오히려 안전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데운 뒤 잠시 두었다가 꺼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④ 고르게 데워지지 않습니다

전자레인지는 전파가 닿는 자리부터 데웁니다. 그래서 겉은 뜨거운데 속은 찬 상태가 흔해요. 가운데가 특히 잘 남습니다. 이건 맛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덜 데워진 자리에서는 균이 그대로 살아남아요.

고르게 데우려면가운데를 비우고 가장자리에 둘러 담습니다 · 중간에 한 번 꺼내 젓습니다 · 한 번에 오래 돌리기보다 짧게 나눠 돌립니다 · 다 되면 잠깐 두어 열이 퍼지게 합니다
특히 조심할 것걸쭉한 국·소스는 열이 안 돌아 속에 갇힙니다 · 밥·면처럼 뭉친 것은 속이 찹니다 · 상온에 오래 둔 밥은 데운다고 안전해지지 않습니다

토마토소스처럼 되직한 것은 뚜껑을 열고 짧게 끊어 돌리면서 매번 저어 주세요. 그대로 오래 돌리면 안쪽에 열과 증기가 갇혔다가 꺼낼 때 튑니다.

용기는 어떻게 고르나

포장이나 바닥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지부터 봅니다.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은 열을 못 견뎌 모양이 변하거나 녹을 수 있어요.

용기 가능 여부 메모
내열 유리·도자기 대체로 가능 금박 무늬가 없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 가능 표시를 확인합니다
일반 플라스틱 피합니다 변형되거나 녹을 수 있습니다
스티로폼 피합니다 열에 약합니다
종이컵·종이봉투 피합니다 탈 수 있고 접합부에 금속이 있기도 합니다
금속 전부 안 됩니다 불꽃이 튑니다

랩은 어떤가

가정용 랩은 대개 폴리에틸렌으로 만듭니다. 이 소재는 가소제를 넣지 않아도 부드러워서 비교적 안전한 편이에요. 반면 업소용으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 랩은 가소제가 들어가 열을 받으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데울 때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완전히 밀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랩으로 꽉 씌우면 증기가 갇혀 부풀다 터져요. 구멍을 몇 개 뚫거나 한쪽을 열어 두세요. 음식에 직접 닿지 않게 띄우는 것도 좋습니다.

실전 요령

  1. 넣기 전에 뚜껑과 포장을 봅니다. 금속이 섞였는지, 밀폐되는지 이 둘만 확인해도 사고 대부분이 걸러집니다.
  2. 껍질이나 막이 있으면 칼집을 냅니다. 소시지·밤·고구마·감자가 여기 해당해요.
  3. 가운데를 비우고 둘러 담습니다. 전파는 가장자리부터 닿습니다.
  4. 짧게 끊어 돌리고 중간에 젓습니다. 한 번에 오래 돌리는 것보다 결과가 낫고 안전합니다.
  5. 물만 데울 때는 나무젓가락을 넣습니다. 참았다 넘치는 것을 막아 줍니다.
  6. 다 되면 문을 열고 잠깐 둡니다. 열이 퍼질 시간을 주면 속까지 고르게 데워집니다.

반대로 잘 맞는 것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것 네 가지를 나타낸 네 컷 그림

물기가 고르게 퍼져 있는 것이 잘 맞습니다. 국이나 찌개를 데우는 일, 밥을 데우는 일, 채소를 살짝 찌는 일이 대표적이에요. 특히 채소는 전자레인지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에 삶으면 영양분이 물로 빠져나가지만, 물을 조금만 넣고 덮어 돌리면 그 손실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바삭해야 하는 것은 이 기계와 상극입니다. 튀김이나 빵을 돌리면 안에서 올라온 물기가 겉으로 몰려 눅눅해져요. 갓 튀긴 상태로 되돌리려면 겉의 물기를 걷어 내야 하는데, 전자레인지는 정반대로 일합니다. 이런 것은 에어프라이어나 팬 쪽이 맞아요.

전자레인지가 나은 것국·찌개 데우기 · 밥 데우기 · 채소 찌기 · 냉동 반찬 녹이기 · 버터·초콜릿 살짝 녹이기
다른 기구가 나은 것튀김·치킨 되살리기 · 빵 굽기 · 고기 겉면 익히기 · 물 끓이기 · 껍질 있는 것 익히기

냉동한 것을 녹일 때는 해동 기능을 쓰되, 다 녹기 전에 꺼내는 편이 낫습니다. 끝까지 돌리면 가장자리부터 익어 버려요. 절반쯤 녹았을 때 꺼내 상온에서 마저 녹이면 고기 상태가 훨씬 낫습니다.

출력을 낮춰 쓰는 법

대부분 최대 출력으로만 씁니다. 그런데 출력을 낮추면 전자레인지가 약하게 데우는 게 아니라, 켰다 껐다를 반복합니다. 쉬는 동안 열이 안쪽으로 퍼질 시간이 생겨요. 그래서 속까지 고르게 데워야 하는 것에는 낮은 출력으로 길게 돌리는 편이 낫습니다.

걸쭉한 국, 두툼한 고기, 냉동한 반찬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물 한 컵 데우기처럼 간단한 일은 최대 출력으로 짧게 끝내는 게 낫고요. 기종마다 단계 표시가 다르니 설명서를 한 번 훑어 두면 두고두고 씁니다.

전자파가 새어 나오지는 않나

많이들 걱정하는 대목입니다. 전자레인지는 문이 닫혀야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고, 문에는 전파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촘촘한 금속 망이 들어 있어요. 정상 상태라면 옆에 서 있다고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이 휘었거나 걸쇠가 헐거워졌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문이 잘 닫히지 않는데도 억지로 눌러 쓰거나, 안쪽 문틀이 찌그러진 채로 쓰는 것은 피하세요. 문을 닫지 않았는데 작동하는 기계라면 즉시 쓰지 말고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주의할 것

불꽃이 튀면 즉시 멈춥니다. 문을 열기 전에 먼저 전원을 끄고, 안에서 불이 붙었다면 문을 열지 말고 코드를 뽑으세요. 문을 열면 공기가 들어가 더 커집니다.

상온에 오래 둔 밥은 데운다고 안전해지지 않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독소는 열로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남은 밥은 식으면 바로 냉장하거나 얼려 두는 편이 맞습니다.

아기 먹일 것은 전자레인지로 데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고르게 데워지지 않아 겉은 미지근한데 속이 뜨거운 자리가 생깁니다. 따뜻한 물에 담가 데우세요.

기계 안이 지저분해도 사고가 납니다. 튄 기름이 눌어붙은 자리에 전파가 몰리면 그 지점이 타면서 연기가 나요. 데울 때 뚜껑이나 덮개를 쓰고, 튄 것은 그때그때 닦는 것이 결국 안전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자레인지에 알루미늄 호일을 넣으면 왜 안 되나요?

금속이 전파를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반사된 전파가 몰리면 불꽃이 튀고 불로 번질 수 있어요. 호일뿐 아니라 스테인리스 그릇, 금박 무늬 접시, 텀블러도 같습니다.

삶은 달걀을 데우면 정말 터지나요?

터집니다. 안에서부터 데워지면서 껍질과 흰자 안에 증기가 갇히기 때문이에요. 껍질을 벗겨도 위험할 수 있으니 잘게 잘라 데우거나 뜨거운 물에 잠깐 담그세요.

물을 데웠는데 갑자기 끓어 넘쳤어요. 왜 그런가요?

과열, 이른바 돌비 현상입니다. 매끈한 컵에 물만 있으면 기포가 생길 자리가 없어 끓는점을 넘겨도 끓지 않다가, 건드리는 순간 한꺼번에 끓어오릅니다. 나무젓가락을 함께 넣으면 막을 수 있어요.

밀폐용기째 데워도 되나요?

안 됩니다. 뚜껑이 증기를 가둬 부풀거나 터집니다. 뚜껑을 열거나 살짝 걸쳐 두고 데우세요. 뚜껑을 닫은 유리병 음료도 같은 이유로 위험합니다.

랩을 씌워도 되나요?

가정용 폴리에틸렌 랩은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다만 완전히 밀폐하지 말고 구멍을 뚫거나 한쪽을 열어 두세요. 업소용 폴리염화비닐 랩은 가열할 때 피하는 것이 낫습니다.

왜 겉만 뜨겁고 속은 찬가요?

전파가 닿는 자리부터 데워지기 때문입니다. 가운데를 비우고 가장자리에 둘러 담고, 중간에 한 번 저어 주고, 다 된 뒤 잠깐 두면 열이 퍼져 고르게 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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