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제철과 고르는 법 — 배꼽이 벌어진 것

바구니에 담긴 잘 익은 무화과

무화과 제철은 8월부터 10월까지입니다. 고를 때 볼 것은 하나뿐이에요. 아래쪽 배꼽이 살짝 벌어졌는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 가장 잘 익은 상태고, 단단히 닫혀 있으면 덜 익은 것입니다.

무화과는 사 온 뒤에 익기를 기다릴 수 없는 과일입니다. 게다가 하루 이틀이면 물러요. 그래서 고르는 기준과 먹는 속도, 이 둘만 잡으면 끝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무화과는 꽃이 없는 과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그 붉은 알갱이가 꽃이에요. 꽃을 껍질로 감싼 구조라 껍질이 얇고 저장성이 거의 없습니다. 빨리 무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꽃이 없는 게 아닙니다

무화과(無花果)는 꽃 없는 열매라는 뜻입니다. 나무에 꽃이 피는 것을 본 사람이 없으니 붙은 이름이에요. 그런데 실제로는 꽃이 안쪽에 들어 있습니다.

반으로 갈라 보면 알알이 박힌 붉은 것들이 보입니다. 그게 꽃이에요. 우리가 무화과를 먹는다는 건 껍질에 싸인 꽃 뭉치를 먹는 셈입니다. 씨앗처럼 씹히는 자잘한 알갱이도 여기서 나옵니다.

이 구조가 무화과의 성격을 거의 다 설명합니다. 껍질은 꽃을 감싸는 얇은 막에 가까워서 충격에 약하고 물기가 금방 빠집니다. 다른 과일처럼 두꺼운 껍질로 자신을 지키지 못해요. 그래서 저장성이 없습니다.

언제가 제철인가

노지에서는 대체로 7월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해 8월에서 10월 사이가 한복판입니다.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해도 있어요. 요즘은 시설에서 길러 훨씬 이른 철에 내는 곳도 있습니다.

주산지는 전남 영암입니다. 온난한 기후와 일조량 덕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해요. 영암 말고도 해남·나주 등 전남 일대가 무화과 산지로 꼽힙니다.

같은 철 안에서도 늦게 나온 것이 더 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이건 그해 날씨와 밭에 따라 갈려요. 값은 나오기 시작할 때가 가장 세고, 물량이 몰릴 때 눅어집니다.

고르는 법

무화과 익음 정도를 네 단계로 나타낸 네 컷 그림

상태 어떻게 보이나 판단
덜 익음 아래 끝이 단단히 닫혀 있고 돌처럼 딱딱함 사지 않습니다. 두어도 안 익습니다
알맞음 아래 배꼽이 살짝 갈라지듯 벌어짐, 눌렀을 때 탄력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이틀 뒤 먹을 것 벌어지기 직전, 조금 단단한 편 내일모레 먹을 몫으로 좋습니다
과숙 크게 터져 과즙이 흐르고 물렁함 피합니다. 하루도 못 갑니다

같은 상자에서도 익은 정도가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오늘 먹을 것”과 “이틀 뒤 먹을 것”을 나눠 고르는 것이 이 과일에서는 특히 유효해요. 다 익은 것만 잔뜩 사면 이틀째부터 버리게 됩니다.

품종의 제 색이 고르게 올라온 것. 얼룩덜룩하면 덜 익은 것
탄력살짝 쥐었을 때 폭 꺼지지 않고 부드럽게 들어가는 정도
상처눌린 자국이나 갈라진 틈이 있으면 그 자리부터 상합니다
꼭지꼭지가 마르지 않고 촉촉하면 딴 지 얼마 안 된 것
곰팡이배꼽 벌어진 틈에 흰 것이 보이면 제외합니다
냄새시큼한 냄새가 나면 이미 발효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루 이틀이 한계입니다

무화과 보관 방법을 네 단계로 나타낸 네 컷 그림

무화과는 상온에 두면 그날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사 오면 바로 냉장고에 넣으세요. 그래도 이삼일이 한계입니다.

이렇게 보관합니다하나씩 키친타월로 감쌉니다 · 통에 담아 서로 눌리지 않게 한 겹으로 놓습니다 · 냉장실에 넣습니다 · 씻지 않은 채로 둡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봉지째 쌓아 두기 · 씻어서 넣기 · 상온에 하룻밤 두기 · 다른 무거운 것 밑에 두기

하나씩 싸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서로 눌리는 것을 막고, 껍질에서 빠져나온 물기를 종이가 받아 주기 때문이에요. 한 알이 물러도 옆으로 옮지 않습니다.

남으면 얼립니다

못 먹을 것 같으면 미루지 말고 얼리세요. 씻어 물기를 닦고, 꼭지를 떼고, 통째로 또는 반으로 갈라 얼립니다. 언 무화과는 그대로 셔벗처럼 먹어도 좋고, 갈아서 요거트에 얹어도 됩니다.

잼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설탕과 함께 끓이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요. 단맛이 부담되면 설탕을 조금 줄이되, 그만큼 보관 기간이 짧아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혀가 따가운 이유

무화과를 먹고 혀나 입안이 얼얼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건 상한 것을 먹어서가 아닙니다. 피신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 때문이에요. 이 효소가 입안 점막의 단백질을 건드려서 따끔한 느낌을 냅니다.

파인애플을 먹을 때 비슷한 일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파인애플에는 브로멜린이라는 비슷한 효소가 들어 있어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반응이라 그 자체로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많이 먹으면 얼얼함이 커집니다. 입안이 잘 허는 편이면 양을 조절하세요. 그리고 이 효소는 단백질을 분해하니, 고기와 함께 내면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서양에서 무화과를 햄이나 치즈와 곁들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먹는 법

  1. 껍질째 먹습니다. 잘 익은 것은 껍질이 얇아 그대로 씹힙니다. 껍질 쪽에 좋은 성분이 몰려 있기도 해요. 껍질 식감이 싫으면 손으로 벗겨도 쉽게 벗겨집니다.
  2. 먹기 직전에 씻습니다. 미리 씻어 두면 껍질이 물러집니다. 흐르는 물에 살살 헹구고 물기를 닦으세요.
  3. 반으로 갈라 냅니다. 안쪽 붉은 결이 보이게 갈라 놓으면 보기에도 좋고, 익은 정도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4. 치즈나 햄과 곁들입니다. 짠맛과 단맛이 맞물립니다. 요거트에 올리거나 샐러드에 넣어도 잘 어울려요.
  5. 구워도 됩니다. 반으로 갈라 살짝 구우면 단맛이 더 올라옵니다. 다만 오래 두면 형태가 무너지니 짧게 하세요.

“무화과 안에 벌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

인터넷에서 자주 도는 이야기입니다. 무화과는 꽃이 안에 있어서 말벌이 그 안으로 들어가 수정을 시키고, 들어간 벌은 안에서 분해된다는 내용이에요. 사실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렇게 열매를 맺는 무화과 종류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사 먹는 국내산 무화과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 일을 맡는 무화과말벌도, 짝이 되는 수컷 무화과도 국내에는 없어요.

그럼 열매는 어떻게 맺느냐. 무화과는 벌이 오지 않아도 꽃을 감싼 주머니가 그대로 부풀어 우리가 아는 모양이 됩니다. 씨가 여물지 않아도 먹는 부분은 만들어지는 셈이에요. 국내산을 먹으면서 “벌이 들어 있을까”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말린 무화과와 생무화과

철이 아닐 때 만나는 무화과는 대개 말린 것입니다. 둘은 성격이 꽤 달라요.

구분 생무화과 말린 무화과
먹는 때 철에만 사철
보관 냉장 이삼일 실온에서 오래
단맛 은은하고 물기가 많음 농축돼 훨씬 진함
쓰임 그대로, 샐러드, 치즈와 간식, 빵·과자 재료, 차
주의 빨리 무름 같은 무게로 견주면 당이 훨씬 많음

말린 것은 부재료로 조금씩 쓰는 쪽이 알맞습니다. 물기가 빠진 만큼 단맛이 몰려 있어서, 생과를 먹듯 한 줌씩 집어 먹으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게 돼요. 빵 반죽에 넣거나 요거트에 몇 조각 얹는 식이 무난합니다.

반건조 상태로 파는 것도 있습니다. 생과의 물기와 말린 것의 보관성을 절충한 것인데, 이건 개봉한 뒤에는 냉장하는 편이 안전해요.

어디서 사면 되나

저장성이 없는 과일이라 산지에서 멀어질수록 불리합니다. 오는 동안 이미 하루 이틀을 쓰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무화과는 물건이 자주 도는 곳에서 사는 편이 낫습니다. 전통시장 청과 좌판이나 산지 직송이 여기 해당해요.

상자로 주문할 때는 도착 날짜를 먹을 수 있는 날에 맞추세요. 금요일에 받아 주말에 나눠 먹는 식으로요. 도착하자마자 상자를 열어 물러진 것부터 골라내고, 나머지를 하나씩 싸서 냉장하면 손실이 줄어듭니다.

좌판에서는 아래쪽에 깔린 것을 한 번 들춰 보세요. 위에 놓인 것만 성한 경우가 있습니다. 무른 것이 섞여 있으면 그 즙이 옆으로 번져 다른 알까지 못 쓰게 됩니다.

익음 정도를 나눠 사는 법

이 과일에서 가장 실속 있는 요령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겁니다. 살 때 익음 정도가 다른 것을 섞어 담는 것이에요. 배꼽이 이미 벌어진 것은 그날 저녁 몫, 벌어지기 직전인 것은 이틀 뒤 몫으로 잡습니다.

좌판에서 이렇게 말하면 대개 맞춰 줍니다. “오늘 먹을 것 몇 개, 모레 먹을 것 몇 개로 섞어 주세요.” 파는 쪽이 익음 정도를 가장 잘 아니, 눈으로 고르는 것보다 정확할 때가 많아요.

한 상자를 다 익은 것으로만 받으면 이틀째부터 곤란해집니다. 무화과를 사고 후회하는 경우는 대개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 먹지 못해서예요.

여름 끝자락에는 무화과가 갑자기 물러지는 날이 있습니다. 낮 기온이 높은 날 좌판에 오래 놓였던 것이 그래요. 오후 늦게 사는 것보다 물건이 막 들어온 오전에 가는 편이 낫고, 사서 오는 길에도 볕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것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채기·기침·두드러기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멈추세요. 앞서 말한 얼얼함과는 다른 반응입니다.

나무의 흰 진액은 피부에 닿지 않게 합니다. 무화과 줄기나 잎을 자르면 하얀 액이 나오는데, 피부에 닿으면 가렵거나 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직접 따는 경우라면 장갑을 끼세요.

단맛이 강한 과일입니다. 혈당을 신경 써야 한다면 양을 정해 두고 드세요. 말린 무화과는 같은 무게로 견주면 당이 훨씬 농축돼 있습니다.

버릴 만큼 사지 않는 것이 이 과일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저장성이 없으니 한 번에 많이 사면 반은 못 먹어요. 먹을 만큼만 자주 사는 편이 결국 값도 덜 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무화과 제철은 언제인가요?

대체로 8월부터 10월까지입니다. 노지에서는 7월 무렵부터 나오기 시작하고, 시설에서 기른 것은 더 이른 철에도 나옵니다. 주산지는 전남 영암 일대예요.

무화과는 어떻게 고르나요?

아래쪽 배꼽이 살짝 벌어진 것이 가장 잘 익은 상태입니다. 단단히 닫혀 있으면 덜 익은 것이고, 크게 터져 과즙이 흐르면 지난 것이에요. 눌렀을 때 탄력이 있고 상처가 없는 것을 고르세요.

덜 익은 무화과를 두면 익나요?

거의 익지 않습니다. 무화과는 후숙이 잘 안 되는 과일이라 살 때 익은 것을 골라야 해요. 그래서 배꼽이 벌어졌는지를 먼저 보는 겁니다.

무화과는 며칠이나 보관할 수 있나요?

냉장에서 이삼일 정도로 보세요. 하나씩 키친타월로 감싸 통에 담아 겹치지 않게 두면 조금 더 갑니다. 그 이상 두어야 한다면 얼리는 편이 낫습니다.

무화과를 먹으면 왜 혀가 따가운가요?

피신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 때문입니다. 입안 점막의 단백질을 건드려 얼얼한 느낌을 내요.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반응이라 그 자체로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무화과는 껍질째 먹어도 되나요?

됩니다. 잘 익은 것은 껍질이 얇아 그대로 먹기 좋고, 껍질 쪽에 좋은 성분이 몰려 있기도 합니다. 식감이 싫다면 손으로 쉽게 벗겨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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