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는 품종에 따라 나오는 때와 두고 먹을 수 있는 기간이 갈립니다. 추석 무렵 사는 사과는 대개 홍로고, 겨울에 먹는 사과는 대개 부사예요. 이름이 헷갈릴 뿐 고르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알아 둘 것은 이겁니다. 추석에 받은 사과를 아껴 두면 푸석해집니다. 홍로는 오래 두고 먹는 사과가 아니에요. 두고 먹을 사과는 10월 말부터 나오는 부사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사과는 나무에서 딴 뒤에도 계속 일합니다. 에틸렌이라는 것을 뿜어 스스로 늙고, 옆에 있는 과일과 채소까지 늙게 만들어요. 품종별 저장성이 갈리는 것도, 따로 싸서 따로 둬야 하는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품종별로 뭐가 다른가

| 품종 | 나오는 때 | 맛 | 저장성 | 맞는 쓰임 |
|---|---|---|---|---|
| 아오리(쓰가루) | 8월 하순 | 새콤하고 아삭, 단맛은 약함 | 짧음 | 여름에 바로 먹기 |
| 홍로 | 9월 상순 | 단맛이 높고 신맛은 적음 | 부사보다 짧음 | 추석 상·선물, 바로 먹기 |
| 감홍 | 10월 상중순 | 당도가 아주 높고 알이 큼 | 중간 | 선물, 후식 |
| 홍옥 | 10월 | 신맛이 뚜렷 | 짧음 | 잼·조림·구이 |
| 시나노골드 | 10월 | 노란 껍질, 산뜻한 단맛 | 중간 | 생과 |
| 부사(후지) | 10월 하순~11월 | 단맛이 진하고 과즙 많음 | 가장 긺 | 겨우내 두고 먹기 |
나오는 때는 그해 날씨에 따라 앞뒤로 밀립니다. 다만 순서는 잘 바뀌지 않아요. 여름 사과 → 추석 사과 → 늦가을 사과 → 겨울 사과 순으로 이어집니다. 품종 이름을 다 외울 필요 없이 이 순서만 알면 됩니다.
추석 사과는 거의 홍로입니다
추석 무렵 시장에 깔리는 붉은 사과, 선물 상자로 들어오는 사과는 대부분 홍로입니다. 9월 초에 맞춰 나오도록 자리를 잡은 품종이에요. 단맛이 높고 신맛이 적어 남녀노소 두루 맞습니다.
문제는 저장성입니다. 부사에 견주면 오래 못 갑니다. 자료마다 기간은 갈리지만, 냉장고에 오래 두면 속이 푸석해진다는 점은 공통돼요. 선물로 들어온 사과를 아껴 두다가 맛이 떨어지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추석 선물로 사과가 여러 상자 들어왔다면, 한 상자만 남기고 나머지는 나누거나 갈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 두고 천천히 먹겠다는 계획은 대개 실패합니다.
차례상에 올릴 사과
상에 올릴 것은 맛보다 모양과 크기가 기준이 됩니다. 굵기가 고르고, 색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꼭지가 붙어 있는 것을 고릅니다. 상에는 몇 개를 나란히 놓으니 크기가 서로 비슷한 것을 맞추는 편이 보기에 낫습니다.
미리 사 두더라도 씻어 두지는 마세요. 물기가 남으면 그 자리부터 무릅니다. 상에 올리기 직전에 닦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부사는 겨울이 제철입니다
부사는 10월 하순에서 11월에 땁니다. 그런데 맛이 가장 오르는 것은 12월 이후예요. 저장하는 동안 단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입니다. 겨우내, 이듬해 봄까지 먹는 사과가 대개 이것입니다.
“제철에 먹어야 맛있다”는 말이 사과에서는 조금 다르게 통하는 셈이에요. 딴 직후가 아니라 저장 기간을 거친 뒤가 정점인 품종이 있습니다. 겨울에 사과가 맛있는 게 착각이 아닙니다.
왜 어떤 사과는 오래가나
사과는 따는 시기로 조생·중생·만생을 나눕니다. 그런데 이 순서가 그대로 저장성 순서이기도 해요. 여름에 나오는 것일수록 짧고, 늦가을에 따는 것일수록 깁니다.
이유는 자란 시간입니다. 늦게까지 나무에 달려 있던 사과는 살이 더 단단하게 여물고 껍질도 두꺼워져요. 반대로 일찍 딴 사과는 무르고 껍질이 얇아 물기가 빨리 빠집니다. 아오리가 며칠 만에 흐물해지고 부사가 몇 달을 버티는 차이가 여기서 납니다.
| 구분 | 따는 때 | 대표 | 두고 먹기 |
|---|---|---|---|
| 조생종 | 여름 | 아오리·썸머킹 | 사자마자 먹습니다 |
| 중생종 | 9월~10월 중순 | 홍로·감홍·홍옥·시나노골드 | 몇 주 안에 먹습니다 |
| 만생종 | 10월 하순 이후 | 부사·화홍 | 겨우내 두고 먹습니다 |
이 표 하나면 품종 이름을 몰라도 판단이 섭니다. 지금이 몇 월인지만 알면 눈앞의 사과가 어느 쪽인지, 며칠 안에 먹어야 하는지 가늠이 돼요.
상자로 살 때 — 숫자 읽는 법
사과는 상자 단위로 사는 일이 많습니다. 상자에 “3kg 9~11과” 같은 표기가 붙는데, 뒤의 숫자는 그 무게에 사과가 몇 개 들었는지를 뜻해요. 같은 무게에 개수가 적을수록 알이 굵습니다.
그래서 선물이나 차례상에 올릴 것은 개수가 적은 쪽, 집에서 깎아 먹을 것은 개수가 많은 쪽이 실속 있습니다. 알이 굵다고 더 단 것은 아니라서, 값 차이만큼의 맛 차이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고르는 법
껍질에 거뭇한 그물무늬가 있는 것을 상한 줄 아는 분이 있는데, 그건 동록입니다. 사과가 굵어지는 동안 껍질 표면이 거칠어진 자국이에요. 꽃 필 무렵의 저온이나 잦은 날씨 변화로 생기는 것이라 맛과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겉보기 때문에 상품으로는 제값을 못 받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깎아 먹을 것이라면 오히려 실속 있는 물건이에요. 상에 올리거나 선물할 것만 겉을 따지고, 먹을 것은 이런 쪽으로 고르면 값을 아낍니다.
사과는 옆의 것을 늙게 만듭니다

사과는 딴 뒤에도 에틸렌이라는 것을 내뿜습니다. 과일과 채소를 익히고 늙게 하는 물질이에요. 사과는 이걸 많이 내는 대표 과일로 꼽힙니다.
| 구분 | 해당하는 것 | 어떻게 |
|---|---|---|
| 많이 내는 쪽 | 사과, 복숭아, 토마토, 바나나, 자두, 망고 | 따로 보관합니다 |
| 영향을 크게 받는 쪽 | 키위, 감, 배, 오이 | 사과와 같이 두지 않습니다 |
| 채소 피해 | 브로콜리·시금치 변색, 당근 쓴맛, 양파 싹 | 채소 칸을 나눠 씁니다 |
| 거꾸로 쓰는 법 | 덜 익은 바나나·떫은 감 | 사과와 같이 두면 빨리 익습니다 |
냉장고 채소 칸에 사과를 다른 것과 섞어 넣으면 잎채소가 먼저 시듭니다. 사과가 특별히 나쁜 게 아니라 일을 많이 하는 과일일 뿐이에요. 그 성질을 알고 자리를 나누면 됩니다.
하나씩 싸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에틸렌이 옆으로 퍼지는 것을 줄이고, 서로 부딪혀 눌리는 것을 막아요. 상자 안에서 한 알이 썩기 시작하면 맞닿은 것부터 따라가는데, 싸 두면 그 연쇄가 끊깁니다.
자른 사과가 갈변할 때
썰어 두면 금세 누레집니다. 공기와 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 먹어도 문제는 없어요. 다만 보기가 나쁘니 도시락이나 상에 낼 때는 막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담근 뒤에는 물기를 닦고 밀폐해서 냉장하세요. 자른 면을 공기에 덜 닿게 하는 것이 결국 핵심입니다.
주의할 것
상한 사과 한 알을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무르기 시작한 것은 에틸렌을 더 많이 내뿜어 옆의 것까지 끌고 갑니다. 상자를 두고 먹는다면 가끔 들춰 보세요.
어린아이에게는 잘라서 줍니다. 사과는 단단해서 통째로 베어 물다 기도가 막히는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얇게 저며 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껍질째 먹을 거라면 흐르는 물에 문질러 씻습니다. 껍질 쪽에 좋은 성분이 몰려 있지만 그만큼 겉면 관리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개 홍로입니다. 9월 초에 맞춰 나오는 품종이라 추석 상과 선물 상자에 가장 많이 쓰여요. 단맛이 높고 신맛이 적습니다.
나오는 때와 저장성이 다릅니다. 홍로는 9월 초에 나와 바로 먹는 사과이고, 부사는 10월 하순부터 나와 겨우내 두고 먹는 사과예요. 부사는 저장하는 동안 오히려 맛이 오릅니다.
홍로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부사보다 저장성이 짧아 오래 두면 속이 푸석해져요. 하나씩 싸서 냉장하면 좀 낫지만, 그래도 먼저 먹는 쪽으로 잡으세요.
따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사과는 에틸렌을 많이 내뿜어 옆에 있는 과일과 채소를 빨리 익고 늙게 만듭니다. 키위·감·배·오이가 특히 영향을 받아요.
오래 두려면 넣는 편이 낫습니다. 상온에서는 일주일에서 두 주, 하나씩 싸서 냉장하면 한 달 안팎을 봅니다. 다른 과일·채소와는 자리를 나누세요.
아닙니다. 동록이라고 해서, 사과가 굵어지는 동안 껍질 표면이 거칠어진 자국입니다. 날씨 탓에 생기는 것이라 맛과는 상관없어요. 무르거나 눌린 자국과는 다른 것이니 그것만 구분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