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텃밭 앞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씨앗 봉지를 펼쳐보다가, 언제 심어야 할지 몰라 그냥 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작물마다 적기가 다르고, 너무 일찍 심으면 냉해를 입고 너무 늦으면 수확이 밀립니다. 3월부터 5월까지 월별로 어떤 작물을 언제 심으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봄 텃밭 파종의 핵심 원칙
작물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한성 작물은 추위에 강해 서늘한 기온을 좋아하고 더위가 오면 오히려 품질이 떨어지는 작물입니다. 상추, 시금치, 쑥갓, 완두콩 등이 대표적입니다. 3월 중순부터 파종해도 냉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내한성 작물은 따뜻한 기온을 좋아하고 저온에 약한 작물입니다.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밤 기온이 충분히 올라가는 4월 하순이나 5월 초순 이전에 심으면 냉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모종의 좋고 나쁨이 그해 작황의 80%를 좌우하므로, 모종을 고를 때는 뿌리가 굵고 하얗고 키가 너무 크지 않으며 잎이 충실한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농촌진흥청 발간자료 ‘텃밭디자인’ 참조).
3월 심는 작물
3월은 벌레와 잡초 걱정 없이 작물 생육 초반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의 시기입니다. 아직 추위가 남아 있지만, 내한성 작물들을 서둘러 파종하기에 좋은 때입니다.
| 작물 | 심는 시기 | 방법 | 수확 예정 |
|---|---|---|---|
| 감자 | 남부 2월 중순~3월 초 / 중부 3월 하순~4월 초 | 씨감자 직파 | 5월 하순~6월 하순 |
| 상추 | 3월 중순~ | 씨앗 직파 또는 모종 | 4월 말부터 수확 |
| 시금치 | 3월 초~ | 씨앗 직파 | 파종 후 30~40일 |
| 완두콩 | 3월 초~ | 씨앗 직파 (30cm 간격) | 꽃 핀 후 30일 |
| 봄배추 | 3월 초 육묘 | 4월 초 정식 | 5~6월 |
| 당근 | 3~5월 | 씨앗 직파 | 장마 전 수확 목표 |
| 비트 | 3~5월 | 씨앗 직파 (물에 하루 불린 후) | 지름 5~7cm 될 때 |
| 대파 | 3월 말~4월 중순 씨앗 직파 | 씨앗 직파 또는 모종 | 여름~가을 |
감자는 지역별 차이가 큽니다. 남부지방(경남·전남 등)은 2월 중순부터 가능하지만, 중부지방(서울·경기·충청)은 서리가 끝나는 3월 하순~4월 초에 심어야 안전합니다. 씨감자는 200g 내외 크기로 각 덩어리마다 눈이 2~3개 포함되도록 잘라 심습니다.
4월 심는 작물
4월은 봄 텃밭의 본격 시작달입니다. 심을 수 있는 작물의 폭이 크게 넓어지며, 모종 판매도 시작됩니다. 다만 고추·토마토·오이 같은 열성 작물은 4월 초에 심으면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 4월 말~5월 초까지 기다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작물 | 심는 시기 | 방법 | 수확 예정 |
|---|---|---|---|
| 감자 | 4월 초까지 (중부) | 씨감자 직파 | 6월 하순 |
| 상추·쌈채소 | 4월 초~중순 | 씨앗 또는 모종 | 5월부터 수확 |
| 쑥갓 | 4월 초중순 | 씨앗 직파 | 파종 후 35~40일 |
| 근대·아욱 | 4월 초중순 | 씨앗 직파 | 5월 말~6월 |
| 열무·얼갈이 | 4월 초중순 | 씨앗 직파 | 40~50일 |
| 알타리무 | 4월 초~5월 중순 | 씨앗 직파 | 약 50일 |
| 옥수수 | 4월 (직파 또는 육묘 후 정식) | 직파 또는 모종 | 여름 |
| 땅콩 | 4월 중~5월 중 | 씨앗 직파 | 가을 |
| 잎들깨 | 4월 중순~5월 초 | 씨앗 파종 | 여름~가을 |
| 오이·가지 | 4월 중순~5월 (냉해 주의) | 모종 추천 | 여름 |
옥수수는 한 번에 많이 심지 말고 2~3주 간격으로 나눠 심으면 오랜 기간 수확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품종만 심는 것이 좋습니다(여러 품종 혼식 시 교잡 발생).
5월 심는 작물
5월은 냉해 걱정 없이 열성 작물들을 마음껏 심을 수 있는 달입니다.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등 여름 채소 대부분이 이달에 정식됩니다. 대부분 씨앗보다 모종으로 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작물 | 심는 시기 | 방법 | 수확 예정 |
|---|---|---|---|
| 고추 | 5월 초~중순 | 모종 정식 | 7월부터 |
| 토마토 | 5월 초~중순 | 모종 정식 | 7~8월 |
| 오이 | 5월 초~중순 | 모종 정식 | 6~7월 |
| 호박 | 5월 초 | 모종 정식 | 여름 |
| 가지 | 5월 초~중순 | 모종 정식 | 7~8월 |
| 대파 | 5월 | 모종 구입 정식 | 가을~겨울 |
| 생강 | 4월 하순~5월 초순 | 종묘 직파 | 10~11월 |
| 고구마 | 5월 중~하순 | 순 정식 | 10월 |
고추와 같은 열매채소는 씨앗에서 수확까지 5개월 이상 걸리므로 주로 모종을 구입해 심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4월 초에 모종을 심었다가 냉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으니, 5월 중순까지 기다렸다가 심는 것을 권장합니다.
텃밭 파종 기초 지식
씨앗 파종 전 토양 준비가 중요합니다. 삽으로 20~30cm 깊이로 흙을 뒤엎어 공기 순환을 좋게 하고, 충분히 발효된 퇴비를 섞어줍니다. 파종 최소 1~2주 전에 밑거름을 주고 흙과 잘 섞어두세요. 미처 다 썩지 않은 생퇴비는 가스가 발생해 어린 뿌리를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합니다.
씨앗은 채종 후 1~2년 이내의 신선한 것을 선택하세요. 오래된 씨앗은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껍질이 단단한 씨앗(당근, 비트 등)은 파종 전날 물에 담가두면 발아율이 높아집니다.
연작(이어짓기)은 피하세요. 같은 과의 채소를 같은 땅에 계속 심으면 병해충이 많아집니다. 고추과(고추·토마토·가지)는 3~5년 간격으로 위치를 바꿔 심는 것이 좋습니다.